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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대기업의 인력·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직장인이 내몰리고 있다. 내리막을 걷는 고용지표도 이와 무관치 않다.
1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인력 감축에 나섰다. 실적이 나빠진 데 더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감축 배경이다.
삼성그룹의 희망퇴직은 상반기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시작으로 지난 9월 삼성SDI, 11월 삼성전기등 제조 계열사로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임원 30%를 줄였고, 한화그룹도 실적이 극히 부진한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감소는 이들 대기업의 협력업체에서 더 심각하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2~3차 협력업체들은 납품 물량 감소와 단가 인하에 견디다 못해 인력을 대거 줄이고 있다.
조선업계도 현대중공업 등 ‘빅3’까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협력업체들의 인력 감축이 이뤄졌다. 금융권에서도 증권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어 씨티·SC 등 외국계 은행들이 인력을 수백명씩 방출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와 내년은 고용 시장에서 구조조정의 해"라며 "구조조정 대상은 보통 '베이비부머' 세대인 장년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118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35.5%가 구조조정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기존 인력 감축이 신규 채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일자리 '파이'가 줄어들고, 경기가 획기적으로 좋아지지 않는 한 채용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은 작다.
전국경제인연합이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늘리겠다는 응답의 2배에 달했다.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화 등은 하반기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였다.
전현호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채용은 심리적 요인도 큰데, 체감경기가 어려워 중소기업들도 채용을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져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고용시장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을 올해 52만명에서 내년은 35만명으로 낮춰 잡았다. 특히 금융 및 보험 산업 등에서의 인력 구조조정이 전기·운수·통신·금융 부문 등의 취업자 감소를 선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연간 취업자 증가가 올해 50만명에서 내년에 45만명으로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정부 관계자는 "내수 회복이 미흡하고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엔화가치 약세, 유럽·중국의 성장 둔화 등 악재가 겹쳐 고용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