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남북한과 러시아의 3각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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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포스코, 코레일 등 국내 3개 기업 컨소시엄은 24일부터 북한 나선특별시 나진항에서 경북 포항항으로 러시아산 석탄 3만5000t을 실어오는 시범운송 사업에 착수한다.

이번 운송사업은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방 하산에서 나진항까지 54㎞ 구간은 철도를 이용하고, 나진-포항 간은 해상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나진항 3부두에서 24∼28일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29일 석탄을 실은 배가 포항항을 향해 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과 포스코 실무진이 현지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최근 방북 신청을 했다. 정부는 곧 이들의 방북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화물주인인 포스코의 의뢰를 받아 5만t급 벌크 전용선을 투입한다. 기존 항로에 석탄·철광석 전용선이 있지만, 이번 운송은 일단 한 항차(航次)만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 선적의 선박을 새로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포항항에서 석탄을 인도받으면 쇳물생산 공정의 연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러시아에서 연 200만t의 석탄을 들여오고 있다. 부동항인 나진항에서 운송하는 항로가 경제성이 더 있다고 판단되면 도입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측은 "시범운송을 통해 이 코스로의 석탄 운송에 장애가 없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5·24 대북 경제제재에 따라 우리 기업의 대북 직접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러시아 측 지분을 활용해 간접 투자하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국내 기업 컨소시엄의 간접투자에 대해서는 5·24 제재의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투자 방식은 2008년 북한과 러시아가 각각 30%와 70%를 출자해 설립한 합작기업인 라선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중 절반가량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약 35%의 합작기업 지분을 우리 기업 컨소시엄이 확보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나진항 3부두와 나진-하산 철도의 운송 효율성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와 남북한 물류망을 잇는 이 프로젝트는 남북 경협은 물론 박근혜 정부가 구상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극동부터 아시아, 유럽을 잇는 초국경 경협 프로젝트 구상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우리 기업 컨소시엄의 사업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첫 운송사업의 경제성이 입증되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 다른 프로젝트와의 연계 전략도 검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