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완성차 업계가 고객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새로 출시하는 부분변경모델이나 연식변경 모델을 디자인과 편의사양만 조금 변경하고 차값은 눈에 띄게 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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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2015년 엑센트 디젤을 출시하며 국산차에선 처음으로 7단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탑재, 연비와 동력성능을 개선했다. 하지만 가격은 최대 83만 원 인상했다.
기아차는 '더 뉴 모닝'을 출시했다.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섀시통합제어시스템(VSM),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AC), 후륜 디스크 브레이크, 크루즈 컨트롤 등을 탑재해 안전사양을 추가했으며 디자인도 다듬었다. 이 제품은 럭셔리 모델 기준으로 지난 모델보다 19만 원이 인상되었다.
기아차의 또 다른 경차인 '레이'의 경우 올해부터 전 차종 탑재가 의무화된TPMS를 기본적용하고 가격은 최대 24만 원 인상했다.
한국 GM은 경차 '스파크'의 2015년 형을 출시하며 기존엔 스파크S모델에만 적용되었던 C-TECH 파워트레인'을 모든 모델에 확대했다. 주행성능과 정숙성은 높아졌지만, 가격은 83~91만 원 올랐다.
럭셔리 세단인 캐딜란 CTS의 2015년 모델도 130~200만 원 인상했다. 한국 GM에 따르면 외관 변경과 차선 유지 기능, 차선 이탈 경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안전·편의 사양이 추가된 것이 가격 인상의 요인이라고 한다.
르노삼성차는 'SM5 노바'를 출시하며 기존 SM5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스마트폰 - 모니터 연동 시스템을 추가했다. 가격은 10~80만 원 상승했다.
이밖에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일부 수입차도 본사의 방침에 따라 찻값을 최대 2% 인상했다.
현대차는 신형 엑센트의 경우 신규 1.6 VGT 엔진을 적용,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단계인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한편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기존 모델보다 각각 6.3%, 10.9% 향상된 데다 복합연비도 국산 승용 모델 가운데 최고인 18.3㎞/ℓ에 달하는 등 전반적으로 성능 개선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7만 원 가량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막대한 개발비가 차값 인상의 요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관계자는 "안전·편의 사양의 경우 철저한 시장 조사를 거쳐 고객이 원하는 바를 추가하는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는 사양을 넣고 빼는 것을 고객에게 자유롭게 맡기는 게 합리적인 것처럼 느낄 수 있겠으나 이는 대량 생산 시스템을 벗어나는 것이라 결국 제작사의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 기아차 K3처럼 상품성은 대폭 강화하고도 가격은 오히려 낮춘 차량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GM측은 "향후 판매 과정에서 프로모션 등을 통해 최대한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30대 중반의 회사원 한 모씨(경기도 수원)는 "실질적으로 운전에 꼭 필요하지도 않은 신기술을 탑재하고, 모양을 조금 다듬었다는 이유로 차값을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