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참여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20일(현지시간) 각료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AIIB에 대해 "심사 기준과 의사결정의 투명성 등 일본이 요구하는 조건이 확보된다면 그 안에 들어가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고 말했다고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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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외교적 경제적 관점에서 신중한 검토를 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일본이 AIIB 참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의 반대에도 이런 언급을 내놓은 것 자체가 놀랄 만한 일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출자국으로 사실상 기능이 비슷한 AIIB의 출범에 신경을 곤두세워왔다. 세계은행과 ADB, 정부개발원조(ODA)등 지원을 받는 나라에서 AIIB가 거액의 융자를 할 경우, 변제 순위가 불명확해 질 수 있고, 변제 능력을 무시한 대출로 차입국이 재정 파탄에 빠질 경우 별도의 국제기관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방침이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AIIB 참여에 신중한 입장"이라며 "AIIB가 공정한 지배 구조를 확립할 수 있는지 등의 관점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참여하는 것을 있을 수 없다"고 기존 견해를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도 20일 국회에서 AIIB에 일본이 참가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하지만 중국이 AIIB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인프라 수요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 지배하는 것을 막으려면 일본이 적극 개입해 내부에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본 정부 일각에서도 AIIB 참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밝혔다.
호주도 오는 23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AIIB에 가입하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그러나 적절한 지배구조 절차가 있는지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며 "내각이 AIIB에 30억 호주달러규모의 자본투자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현재 AIIB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7개국이 참가를 결정했고 주요 7개국(G7) 중에서도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4개국이 동참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