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워싱턴한인연합회, 버지니아한인회 등 한인단체와 미국의 반전단체인 '앤써 콜리션'의 브라이언 베커 대표, 아태지역 2차 세계대전 만행 희생자 추모회 제프리 천 회장, 대만참전용사워싱턴협회 스탄 차이 부회장 등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인근 지역의 한·미·중 시민단체 회원들과 대표, 새누리당 국제위원장인 김종훈 의원과 한국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루 앞둔 28일 미국 의사당 앞에 모여 아베 총리의 잘못된 역사관을 규탄하면서 일본의 침략 범죄 및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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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할머니는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한 연설에서 "아베는 계속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내가 바로 15살 때 일본의 대만 가미카제 부대로 끌려간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런데도 계속 거짓말을 하면 인간도 아니다"면서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아베는 지금이라도 공식 사과를 하고 법적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내일 의사당에 직접 들어가 아베가 의회 연설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두 눈 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를 주관한 함은선 정대위 이사장은 "아베 총리는 더 이상 거짓말로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당당하게 인정하고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내일 의회 연설에서 반드시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베커 앤써콜리션 대표는 "우리가 과거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잊으면 똑같은 일이 반복되기 때문"이라면서 "아베 총리는 지금처럼 자꾸 말장난만 할 게 아니라 진지한 자세로 정중하고 완전하게 책임을 져야 하다.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정부를 향해서도 "제국주의 일본이 행한 범죄, 특히 일본군의 성노예 피해를 본 주변국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계인 아태지역 2차 세계대전 만행 희생자 추모회의 천 회장은 "아베 총리는 미 의회 의원 25명이 최근 집단으로 돌린 '과거사 직시 연판장'의 의미를 되새기고 무겁게 받아들여 반드시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아베 총리를 규탄하고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우리 단체에서도 미국 상·하원 의원 전원에게 '아베 규탄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할머니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수 있도록 물밑지원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참전용사워싱턴협회 차이 부회장은 "2차 세계대전 때 일본 정부와 일본군이 저지른 것은 명백한 범죄고, 그 누구도 이를 부인하지 못한다"면서 "지금처럼 역사를 부인한다면 일본은 절대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와 이들 단체는 29일에도 항의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며, 특히 이 할머니는 시위 직후 마이클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함께 아베 총리가 연설하는 의사당에 입장해 아베의 연설을 들을 예정이다.
한편, 워싱턴D.C.의 한·미·중 시민단체들은 28일자 워싱턴포스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과를 촉구하는 전면광고를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