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여성이 노모와 같이 찾아왔습니다. 물혹과 자궁내막증, 근종들이 있어서 다른 의사에게서 수술을 하라는 권고를 들었는데, 나이 드신 어머니가 한 번 다른 의견(second opinion)을 받아보자고 해서 찾아온 것입니다. 이 분은 생리가 시작된 초경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리 때 이외에는 아무 통증도 없고 편안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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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혹시 아픈 데가 있냐고 물었더니, 별로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내진과 초음파를 해보니 자궁에 7.6cm짜리 큰 섬유종 근종이 있고, 오른쪽으로 5cm 짜리의 근종이 난소를 가리고 있었고, 왼쪽 난소에는 2.4cm 짜리의 조그만한게 물혹이 보였습니다. 이 분은 다른 의사가 CA125 라는 난소암 종양표지자 피검사를 벌써 했다고 했습니다. 자궁내막암이 두텁고 여러 가지 변화를 보이고 있어서 내시경을 했더니 용종과 아주 투명한 물혹 같은 것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국소마취제를 써서 준비를 하고 이 용종과 물혹들을 말끔히 다 제거했습니다.

이 환자의 케이스를 통하여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첫째, 자궁내막에 있는 용종들은 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다 제거해야 합니다. 저는 국소마취를 하고 바로 다 없앴는데, 이 소파수술은 간편하게 몸에 칼을 데지 않고 하는 방법입니다.

둘째, 7.6cm 짜리 섬유종근종은, 이 환자분이 익숙해서 그런지 아무 증세도 없었고 생리 때만 통증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 혹은 암으로 진전하지않고 당장 수술할 이유가 없습니다. 섬유종 근종이 아무리 커도 증세가 없으면 건드리지 않습니다. 한 15년 전만 해도 이 혹 수술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섬유종과 또 육종(sarcoma)이라는 암이 초음파상 비슷하게 보여서 그때는 모르고 수술들을 한 것입니다. 80%의 여성들에게 적게 혹은 크게 나타나는 이 혹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쓸데 없이 수술을 당한 것입니다. 지금은 이 혹은 아프거나 피나거나 다른 장기를 눌려서 불편한 경우에만 수술을 합니다.

셋째, 2.4cm의 난소물혹은 난소암 종양표지자 피검사가 정상이면 약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피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분이 지금 괴로워하는 것은 생리통 뿐입니다. 같이 오신 어머니가 환자분 나이에 폐경을 하셨다고 하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폐경이고, 생리가 끊어지면 생리통도 저절로 없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분은 이제 급하게 수술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고, 다른 의견(second opinion)을 들은 보람이 있게 됐습니다.

박해영 산부인과 원장 박해영(Peter H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