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과 관련해 국제 채권단과 벌이고 있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재고조되고 있다.

6월은 기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달로 새로운 구제금융을 받아내지 못하면 기존의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워 그리스 디폴트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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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6월에 총 16억2,500만 유로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고, 당장 5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3억 유로(약 3,626억원)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이 돈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그리스 은행에 뱅크런(대량예금인출)이 발생하면서 그리스 은행들의 예금 잔고가 올해 4월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측은 채권단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 열렸던 그리스 정부와 IMF와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 채권단' 실무그룹 모임인 이른바 브뤼셀 그룹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갔다. 

특히 IMF가 그리스의 공공연금 감축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기고한 글에서 채권단이 그리스에 불합리한 요구들과 가혹한 긴축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고집스럽고 비협조적인 그리스의 태도 때문이 아니라 무리한 요구들을 하는 채권단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치프라스 총리의 비난은 IMF을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EU 정상들은 그동안 그리스에 IMF의 동의 없이는 어떠한 협상도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었다.

그리스는 다음 달 중순까지 IMF에 총 12억2,500만 유로(약 1조4,824억원)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우선 당장 5일까지 3억 유로를 갚아야 하는데 이것마저도 마련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그리스 은행에서 예금을 빼가는 고객들도 늘면서 인출 러시가 일어나 지난해 9월 1,700억유로(약 207조3,000억원)를 웃돌았던 그리스 은행들의 예금 잔고가 올해 4월에는 1,393억6,000유로(약 169조9,000억원)로 줄어들면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그리스와 트로이카 채권단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주 단 이틀 동안만 8억유로(약 9,756억원)의 돈이 그리스 은행에서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