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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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예정된 시간을 14분 넘겨 34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회담 종료 후 곧바로 1시간4분간 특별오찬을 함께 하는 등 대략 1시간 40분간 한중 관계, 한반도 정세, 한중일 3국 협력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및 국제 문제 등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우선 2005년 9.19 공동성명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들이 "충실히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최근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으로 타결된 이란 핵협상에 주목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두 정상은 또한 최근 북한의 도발과 한국의 확성기 심리전 맞불로 양측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된 상태에서 극적으로 이뤄진 8.25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이뤄진 합의와 관련해서는 "최근 한반도에서 조성됐던 긴장 상태가 남북간 협의를 통해 완화된 것"으로 평가한 뒤 이번 합의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행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가속화되기를 희망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번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데 중국측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면서 "한중 양국 간에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의 통일이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특히 한중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한반도 정세 발전을 포함해 한반도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해 의사소통 및 협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주고 받았다.
우리측은 "한반도가 분단 70년을 맞아 조속히 평화롭게 통일되는 것이 지역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중국측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이 회담에서 평화 통일을 언급하면서 '조속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과거와는 다른 부분이다.
청와대는 특히 "양국 정상간에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해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남북 관계 개선의 최종 목표가 '평화 통일'임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한중일 3국 협력방안과 관련해 올해 10월말이나 11월초를 포함한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중일 3국 협력체제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정과 번영을 위한 중요한 협력의 틀로서 계속 유지, 발전돼 나가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3국 정상회의 의장으로서 3국 협력 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해오셨다"며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행사가 "이 지역에서의 화해와 미래지향적인 협력의 메시지가 발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에 대해 환영 의사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상하이(上海) 등에서 우리의 독립투쟁 유적지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준 것에 사의를 표명했다.
두 정상은 또 한중관계와 관련, "양국 관계가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판다 공동연구를 위한 유관기관 협의 조기 마무리 ▲한중 인문유대 강화 사업 확대·발전 ▲문화분야 콘텐츠 공동개발 및 제3국 진출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양국간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발효 및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 문화 공동시장 조성 논의와 함께 국가간 공동 벤처펀드로는 역대 최대인 2천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 개발' 벤처펀드를 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또 우리 측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역내 신뢰와 협력 구축을 위한 매우 유용한 틀이라고 평가하고, 이를 구체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드레스덴 구상'에서 북한의 핵개발 포기시 대북지원기구로 설립하겠다고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리 총리에게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개발은행이 북한 외에도 중국의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 등 동북아 개발에 특화함으로써 중앙아·동남아 등 아시아 전역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와 상호 보완관계를 형성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서 상호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보건의료와 로봇, 차세대통신, 전자부품소재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다각화하는 경제성과도 창출됐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박 대통령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날 박 대통령과 저의 협력으로 현재 한중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 관계로 발전했다"며 "현재 한중 양국은 정치, 경제, 무역 등 다방면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민간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지지 덕분에 한중 양국은 부분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며 한중 FTA 타결과 한국의 AIIB 가입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시 주석은 "앞으로 한중 양국은 세계 평화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주석님과는 여러 번의 정상회담을 가졌었는데, 오늘 회담은 종전 70년과 우리의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을 맞는 역사적 해에 개최되는 만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지난 세기 양국이 함께 겪은 환난지교의 역사가 오늘날 양국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양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 데도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 정부를 대표해 (박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신 것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한중 양국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강점에 맞서 싸웠다. 마침내 두 민족은 목숨 걸고 맞서 싸워 해방을 이뤄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