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이후 파리 테러범들을 비롯한 이슬람 지하디스트들의 유럽 본거지로 알려지면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벨기에가 계속해서 개방 국가를 유지할 것이라고 필립 벨기에 국왕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같은 날 벨기에 검찰은 130명의 사상자를 낸 파리 테러의 9번째 용의자를 체포하고 구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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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용의자의 신원은 '압둘라(Abdoullah C.)'라고만 알려졌으며, 30살의 벨기에 시민권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벨기에 인근의 몰렌베이크(Molenbeek)에서 지난 22일 체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몰렌베이크는 파리 테러범들 다수가 잡힌 곳으로, 벨기에의 무슬림 집단 거주지이며 테러범의 소굴로까지 알려진 곳이다.
뉴욕 타임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필립 국왕은 24일 발표한 성탄절 메시지에서 "우리 사회를 보호하려면 테러 위협에 굴복하거나 서로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바로 적들이 노리는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이 단합해서 개방 국가를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벨기에의 현실에 대해서는 "불행하게도 우리는 파리 테러와 계속해서 연관되고 있고, 위험이 계속 우리를 압박하는 것을 깨닫고 있다"면서 "최근의 사건들은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경찰과 군대, 그리고 첩보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이슬람 지하디스트들로 인한 테러 위험이 점증하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개방 정책은 계속하겠다는 의미다.
필립 국왕은 그러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벨기에 이민자들의 대부분은 벨기에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들이 벨기에의 아들들과 딸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 모두가 붙들기를 원하는 우리 사회의 기초, 우리의 가치와 공존의 법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면서 "이것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다른 종교와 다른 철학적 확신을 존중하도록 가르침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이것은 혐오 발언에 대해 관용을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매일 모든 형태의 오명 뒤집어 씌우기와 낙인 찍기, 인종·종교·성별 차별과 싸우고, 사람들을 광신적으로 세뇌시키려는 이들을 돕는 것에 대해 저항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는 지하디스트들을 양성시키는 경전인 코란과 하디스를 근거로 해 테러를 벌이고 있는 이슬람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는 것을 혐오 발언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필립 국왕은 이슬람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일단 혐오 발언을 차단함으로 테러 등의 위험을 제거하겠다는 뜻을 보인다. 그러나 혐오 발언으로 인해서 파리 테러가 일어난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들이 가진 종교적 신념이 테러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점은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적어도 500명 이상의 벨기에인들이 IS에 가담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데, 이는 유럽연합 국가 중 인구 당 IS 가담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벨기에 국왕은 실질적인 권력은 없지만, 프랑스어권 지역과 네덜란드어권 지역으로 나뉜 벨기에의 통합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벨기에 당국은 24일 파리 테러 9번째 용의자를 체포하고 구금했는데, 테러 살해를 자행하고 테러 조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벨기에 사법 당국은 또 파리 테러에 벨기에 출신자가 다수 가담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벨기에에 더 많은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및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벨기에에 대한 테러 우려도 커지면서 벨기에 당국은 지난달 수도 브뤼셀 지역에 최고 등급인 4단계 테러 경보를 발령해 학교를 폐쇄하고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는 등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 벨기에 전역에는 현재 3단계 테러 경보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