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각자 역점을 둔 정책 방향과 정국 구상을 설명하는 신년사를 쏟아내고 있다.
1일 각국 정상의 신년사를 통해 본 2016년 세계정세의 키워드는 지난해 지구촌을 강타한 테러와 난민 문제, 그리고 경제 살리기 등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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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안 파리 테러와 난민 100만명 유입이라는 홍역을 치른 유럽 대륙에서는 주로 테러와 난민이, 경기 둔화에 휩싸인 아시아에서는 경제와 복지가 더욱 부각된 모양새다.
AFP와 A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테러리즘 격퇴에 초점을 맞춘 신년사를 내놨다. 이들 국가는 최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대규모 테러 공격(파리 테러, 여객기 폭파테러)을 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아직 테러리즘은 끝나지 않았다"며 IS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IS를 '악의 뿌리'라고 비난하면서 프랑스 시민을 보호하는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30명이 숨진 파리테러에도 "프랑스는 항복하지 않았다"며 국민이 보여준 '연대와 냉정함'에 자부심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국제 테러리즘과 싸우면서 단호한 의지와 결심으로 먼 외국에서 러시아의 국익을 수호하는 군인들에게 새해 축하를 하고 싶다"며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 중인 파병 군인들을 제일 먼저 격려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독일 나치를 물리쳤던 역사를 언급하며 "어려운 시기에 보여준 우리 조상의 단합과 정신력은 위대한 모범이 됐으며 그러한 자질은 우리가 현대적 도전들에 제대로 대응하는데 도움을 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도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난민 포용정책을 둘러싼 자국 내 여론분열을 의식한 듯 신년사의 상당 부분을 난민 문제에 할애했다.
메르켈 총리는 막대한 난민 유입이 독일에 "내일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난민들이 독일 사회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것을 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반복하면서 독일이 난민 문제에 잘 대처할 수 있다고 국민을 설득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정상들이 서방에 비해 더욱 구체적인 새해 구상과 목표를 공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에서 세계 선두권으로 성장한 중국 경제를 언급하며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은 중국이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로 진입하는 결정적 단계에 들어선다며"며 제13차 5개년 계획의 본격 시동을 알렸다.
그러면서 "수천만 명에 달하는 농촌 빈곤층이야말로 우리 마음속의 근심거리"라며 빈곤 구제에 정부가 앞장서고 대중들이 합심해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신년사를 통해 지금은 디플레이션 시대가 아니라며 '국내총생산(GDP) 600조 엔(5천860조 원)', '간병을 위한 이직 제로' 등 이른바 '1억 총활약 사회'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도전, 도전, 그리고 도전뿐"이라며 "미래를 향해 과감하게 도전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을 앞둔 개정 안보법을 홍보하고 올해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한편,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신년사를 따로 오는 12일 신년 국정연설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