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기독교인들이 이라크의 기독교인들과 비슷한 수준의 폭력과 협박으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다고 한 가톨릭 신부가 밝혔다.

세바스티아노 디암브라(Sebastiano D'Ambra) 신부는 가톨릭 구호 단체인 ACN(Aid to the Church in Need)에 지난해 성탄절 기간 14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후 필리핀에서 이슬람 과격주의가 성장하고 있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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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성당을 상대로 수류탄 공격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바나바스 펀드(Barnabas Fund)에 따르면, 성탄 전날인 24일 200여명의 무슬림 무장 대원들이 민다나오의 마을들을 습격해 9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했다.

디암브라 신부는 "민다나오섬의 일부에서는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것과 정확하게 똑같은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 외방 전교회(Pontifical Istitute for Foreign Missions) 소속의 이탈리아 선교사로 필리핀에서 거의 50년 동안 사역해온 디암브라 신부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폭력이 구체적으로 기독교인들을 직접 겨냥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면서 "우리의 신앙의 형제와 자매들이 이들 이슬람 근본주의자 단체들의 공격 대상 중 하나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 반기독교적인 폭력 사건들은 방사모르 이슬람 자유 전사(Bangsamoro Islamic Freedom Fighters) 대원들에 저질러지고 있다.

BIFF는 지난 2010년 필리핀 정부와 필리핀 이슬람 최대 반군단체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평화협상에 반발해 MILF에서 떨어져 나온 무장조직으로, 남부 마긴다나오 주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에는 이슬람 수니파 단체인 IS(이슬람국가)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2013년 이슬람 테러 단체들의 공격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살해당했고 1만 개 이상의 집이 파괴됐다.

필리핀에서는 성탄절이 되면 무슬림들도 이웃 기독교인들과 함께 성탄 축제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모스크의 지도자들이 무슬림들에게 이를 금지할 것을 지시한 이후 점점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디암브라 신부는 "지난 3년간 IS는 민다나오섬에서 다수의 지지자들을 모집하며 성장하고 있다"면서 "중동에서처럼 완전히 과격한 형태는 아니지만, 필리핀에도 IS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이제 주위의 무슬림들에 대해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면서 "무슬림들은 인구 10명 중 7명 가량을 차지하는 기독교인들에 의해 운영되는 지역 정부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전 세계적인 이슬람 과격주의의 성장은 우리의 선교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지만, 우리는 더 선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더 한 용기와 믿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암브라 신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화를 통해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고 자비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