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내륙국가인 부르키나파소(Burkina Faso)의 수도 와가두구(Ouagadougou)의 한 고급 호텔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이슬람 테러단체에 의한 인질극이 최소 26명의 사망자를 내고 하루 만에 진압됐다.

사망자는 프랑스 국적자 2명을 포함해 모두 18개국 출신으로, 내국인보다 백인 등 외국인 희생자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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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BBC 방송과 AP, AFP 통신 등 외신들은 부르키나파소 정부가 이번 인질극으로 26명이 사망하고 56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부르키나파소 군과 인근 말리에서 급파된 프랑스 군은 16일 이슬람 지하디스트 인질범 4명을 사살하고 이들이 장악했던 와가두구 중심에 있는 스플렌디드 호텔(Splendid Hotel)과 호텔 왼편에 바로 붙어 있는 카푸치노 카페(Cappuccino cafe)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 군은 먼저 스플렌디드 호텔에서 대치하던 여성 테러리스트 2명 등 인질범 3명을 사살한 뒤 인질로 잡혀 있던 126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군은 이후 스플렌디드 호텔 맞은 편에 있는 이비 호텔(Yibi hotel)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인질범 1명을 발견해 사살했다.

한 목격자는 다섯 번째 용의자가 있으며 인근 술집으로 숨어들었다고 말했다.

정부 군의 진압작전은 저녁부터 아침까지 계속됐다.

이번 인질극은 15일 저녁 무슬림 무장괴한 4명이 호텔과 카페에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이 호텔은 유엔 직원과 서구인들이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4성급 고급 호텔로, 아프리카에 배치되는 프랑스군 병력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테러 공격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호텔과 호텔 바로 왼편에 있는 카페를 시작으로 해서 무슬림 괴한들의 공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호텔 주출입구에서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호텔에서 도망치는 데 성공한 한 이용자는 "괴한들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을 쏘았고, 온통 피투성이였다"며 "아주 끔찍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호텔에서 동생과 함께 도망치는 데 성공한 마리에트(Mariette)라는 또 다른 생존자는 BBC에 "그들은 총을 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엎드렸다"면서 "머리를 들면 바로 총을 쐈기 때문에, 죽은 채 해야 했다"고 했다.

또 "살아있는 지 확인해보려고 우리의 발을 건드렸다"면서 "살아있는 것이 확인되면 총격을 가했다"고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테러감시단체 SITE에 따르면 알카에다북아프리카지부(Al-Qaeda in the Islamic Maghreb, AQIM)는 "프랑스와 못 믿을 서구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번 범행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AQIM는 지난해 11월 부르키나파소의 이웃국가인 말리 수도 바카모의 고급 호텔에서도 인질극을 벌여 20명의 사망자를 낸 바 있다.

알카에다는 최근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와 경쟁적으로 테러를 벌이고 있는데, 관광객과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이날 부르키나파소 북부 말리 접경지대에서는 호주 국적 의사와 그의 아내가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납치가 알카에다의 이날 호텔 인질테러와 연관된 범행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부르키나파소는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로, 27년간 장기집권하던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이 지난 2014년 10월 민중봉기로 퇴진한 뒤 정국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