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계 미국인 목회자인 사에드 아브디니(Saeed Abedini) 목사가 16일(현지시간) 석방됐다.
아브디니 목사는 기독교 신앙으로 인해 체포된 후 3년 넘게 수감되어 있었으며, 아내인 나흐메 아브디니(Naghmeh Abedini)는 그동안 미국 전역을 돌며 석방 운동을 펼쳐왔었다.
아브디니 목사는 이날 구금된 다른 3명의 미국인들과 함께 석방됐다.
CNN 방송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리도 4명의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남편의 석방 운동을 펼쳐왔던 나흐메 아브디니는 남편의 석방 소식 후 성명을 내고 "기도의 응답"이라면서 "나와 가족들에게 너무나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가장 어려웠던 시간 동안 기도로 함께 해주신 수백만명의 기독교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러셀 무어 위원장도 "아브디니 목사의 석방 소식에 감사하다"면서 "전 세계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기도가 응답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축복된 날은 우리에게 이란을 포함해 신앙으로 인해 박해 받고 있는 모든 기독교인들을 위해 더 기도하며 일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면서 "칼로 인해 양심의 자유를 빼앗기고 있는 이란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 있는 이들이 자유롭게 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고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브디니 목사의 석방을 위해 기도하며 석방 운동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던 캘리포니아주의 대형교회 하비스트크리스천펠로우십(Harvest Christian Fellowship)의 그렉 로리 목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브디니 목사가 다른 3명의 미국인과 함께 이란 교도소에서 석방됐다"면서 "기도의 응답"이라고 기뻐했다.
미국과 이란은 대(對) 이란 제재 해제를 발표하기 직전인 16일 오후 수감자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하고, 이란에 수감 중인 이란·미국 이중국적자 4명과 미국에 수감된 이란인 7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하산 로우하니(Hassan Rouhani) 대통령은 앞서 미국 교도소에 있는 19명의 이란인들이 석방되지 않으면 아브디니 목사를 석방시킬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나흐메 아브디니를 도와왔던 법률단체인 미국법과정의센터(American Center for Law and Justice, ACLJ)는 이번 아브디니 목사의 석방에 대해 지난 15일 밤 아브디니 목사가 석방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면서 다음날 아침까지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CLJ의 제이 세쿨로우(Jay Sekulow) 수석법률고문은 "큰 승리"라면서 "아브디니 목사의 석방을 위해 함께 싸워온 전 세계 110만명의 지지자들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대하던 날이 마침내 와서 너무 기쁘다"면서 "그동안 계속 노력하고 기도해왔고, 이제 사에드 목사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아브디니 목사는 아이디호주 보이시에서 살고 있었으며, 이란 국가 안보에 위기를 초래했다는 혐의로(실제로는 기독교 신앙 때문에) 징역 8년 형을 선고 받고 수감돼 3년이 넘게 복역해왔다. 아브디니 목사는 이란 당국에 의해 갑작스럽게 체포되기 전까지 이란에서 고아원을 운영해왔다.
가족들에 따르면, 아브디니 목사는 수감된 이후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학대를 당해왔으며, 이런 가운데서도 기독교 신앙을 버리지 않았다.
9살과 5살된 두 자녀를 두고 있는 나흐메 아브디니는 자녀들이 아빠를 너무 그리워하고 있어 지켜 보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아브디니 목사의 석방으로 가족들이 다시 만나 함께 살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