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폭발 소식이 들려오며 소비자들에게 공포감을 안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의 불길이 차차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 같던 최근 2건의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 중 1건은 블랙컨슈머의 자작극으로 드러나고 다른 1건은 억울한 누명이 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노트7 리콜과 맞물려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던 사건의 진상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리콜 사태의 해결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소방당국은 지난 5일 발생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 전소 사건의 발화 원인을 갤럭시노트7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발표했다

소방당국은 "갤럭시7이 화재 당시 차량에 있었고, 그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철저한 조사 후 화재 조사관은 화재의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이번 사건을 '미확인' 원인에 의한 화재로 결론지었다.

사건 발생 당시 차 주인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차 안에 충전 중이던 갤럭시노트7이 있었다"고 주장해, 세간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이 화재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돌았다.

지프 전소 사고는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FAA)이 항공기 안에서 갤럭시노트7의 전원을 끄고 충전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사용을 아예 중지하라는 조처를 내리며 소비자 불안을 고조시킨 주원인이었다.

하지만 소방당국이 차량 전소와 갤럭시노트7의 관련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큰 짐을 덜게 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이 차량 전소 사건의 혐의를 벗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의혹이 제기된 다른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은 중국에서 발생한 배터리 폭발 사고가 블랙컨슈머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배터리 제조사 ATL은 최근 중국 언론이 폭발했다고 보도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두 대의 배터리는 모두 배터리 자체 문제가 아닌 외부 요인 때문에 발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ATL은 "갤럭시노트7이 연소한 흔적을 보면, 발열이 배터리 본체 이외의 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제의 스마트폰은 인덕션 레인지로 일부러 가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TL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갤럭시노트7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자칫 갤럭시노트7이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치며 삼성전자의 매출과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었지만 결국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셈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은 이르다. 만에 하나 신제품에서 이와 같은 비슷한 문제가 재차 발생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도 한국과 미국, 영국 등 갤럭시노트7 출시국에서 배터리 발화로 신고된 제품들을 수거해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일부 사건의 경우 증거물을 제출하지 않거나 신고자 진술이 엇갈리는 등 블랙컨슈머 소행으로 추정할만한 정황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출시국에서 판매분을 회수하거나 신제품으로 바꿔주는 '교환 프로그램'(replacement program)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리콜이 발령된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250만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