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이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 붕괴 등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 조달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벤처기업인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 피치북과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는 7일(금) 발표한 지난 1분기 프리뷰 리포트'에서 "데이터에는 즉시 나타나지 않지만 SVB 파산으로 예상됐던 벤처캐피탈(VC)에 대한 큰 피해는 대부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VB

지난 달 SVB가 파산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줄도산이 우려돼 왔다. 이 은행이 지난 40년간 주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등을 상대로 거래하면서 이들 기업이 상당 부분의 자금을 맡겨 왔기 때문이다. 특히, 예금자의 90%인 벤처기업들이 예금보호를 받을 수 있는 25만불 이상의 예금자였기에 더욱 위기의식이 커졌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신속하게 개입해 모든 예금을 보호해 주겠다는 신속한 조치가 스타트업의 생태계 붕괴를 막았다는 것이다.

미 정부 조치로 예금 보호 한도를 초과해 예치했던 스타트업과 VC들도 모두 예금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올 1분기는 미국 벤처캐피털에 있어 주목할 만한 기간으로 SVB의 파산은 3월에 가장 중대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파국은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SVB 파산은 시장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불안한 경기 전망 등으로 자금 조달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SVB 파산이 시장의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 스타트업이 VC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370억 달러(48조8천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825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2019년 4분기(339억달러) 후 가장 작은 규모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건수(2천856건)도 1년 전(5천243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5분기 연속 하락했다.

문제는 이와같은 신용경색으로 일어난 자금조달 압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긴축이 신용경색으로 이어짐으로 말이맘은 돈맥경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기업들에서 비상경영체제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