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의 일정으로 미국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지구 반 바퀴나 떨어진 한반도의 포탄 비축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월)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는 포탄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모색해 온 미국 정부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9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하거나, 민간인 대량 학살시 혹은 전쟁법 중대 위반 사안 등이 발생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만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은 '살상 무기 지원 불가'라는 그간 우리 정부의 입장과 달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으로 해석되면서 러시아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2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선 "우크라이나에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것은 맞는데,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우리나라와 교전국 간의 직·간접적인 여러 관계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 전문가 수 킴(Soo Kim)은 블룸버그에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결정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러시아가 북한에 고체연료 미사일 등의 기술을 비밀리에 제공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공개적이고 대담한 군사협력 강화는 또 다른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한국도 분쟁 개입이 된다고 경고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그 경우 북한에 최신 무기를 지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측은 포탄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EU가 연내 100만발의 포탄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EU내 생산된 포탄으로 제한하자는 프랑스 등의 주장으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가운데, 남북한에는 포탄 수백만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는 러시아에서 사용가능한 122미리, 152미리 포탄 등 100만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한에는 미국과 나토 표준인 155미리 포탄만 230만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탄 생산량에 있어서도 대한민국은 미국과 EU 생산량을 압도한다. 소련이 붕괴된 냉전종식이후 미국과 유럽의 포탄생산시설은 자연스레 도태되기 시작했다. 전 유럽지역의 포탄생산을 풀 가동해도 월 5만불 수준이다.
미국의 포탄 생산공장도 2차세계대전 당시 86개에 이르던 것이 지금은 6개에 불과하며, 그 마저도 월 생산량은 다 합해야 4만발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의 포탄과 탄약 전문 생산업체인 풍산과 한화의 포탄 생산 능력은 미국과 유럽을 다 합한 것보다 월등히 많은 월 30만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지원은 전쟁의 판세를 가를 중요한 변수라면서, 러시아가 북한의 포탄을 우회적으로(바그너 그룹) 사가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포탄 지원 발언에 발근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