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FRC) 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에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지난 3월 SVB와 뉴욕 시그너처 은행 파산 이후 잠잠했던 은행위기론이 FRC로 인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한 달여 만에 문을 닫는 세 번째 은행이 된다.

다만 SVB와 달리 JP 모건 등 대형 은행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토)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금융당국은 조만간 FRC 은행에 대한 '관리 경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는 30일(일)까지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FRC 은행에 대한 입찰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FRC

JP모건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에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8일 보도 한 바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대형 은행이 인수전에 나선다는 것은 FDIC 관리 체제 하에서는 FRC 은행의 자산을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앞서 FRC 은행은 이들 은행에 자산 인수를 요청하면서도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FRC에 한 차례 지원을 한 대형 은행들로서는 자칫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은행의 지원 구애를 사실상 외면해 왔다.

지난달 JP모건 등 미국 11개 대형 은행은 이 은행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300억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뒤늦게라도 대형 은행들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이 은행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85년 설립 이래 매년 수익을 내고 수익성 높은 자산 관리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FRB 은행이 문을 닫게 되면 SVB와 같이 은행은 일시 폐쇄되고 주식은 상장 폐지가 된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00달러를 초과했던 FRC 은행 주가는 지난 28일 불과 3.51달러(4천706원)에 마감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2.33달러(3천124원)까지 떨어지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뱅크런으로 순식간에 무너졌던 SVB 사태 때와는 달리 시장 혼란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FDIC의 예금보험 한도인 25만 달러(3억3천525만원)를 초과하는 예금에 대해 SVB처럼 보장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예금 보호가 되지 않는 금액은 이 은행 전체 예금의 68%에 달했지만, 이후 많은 예금이 인출됐다.

작년 말 대비 지난 1분기에만 예금액이 40% 이상 줄어드는 등 실제 예금 인출액은 1천억달러(약 134조원)가 넘었다.

또 백악관이 이 은행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즉각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무제한 예금보장도 고려하고 있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