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FRC) 은행 문제로 한동안 잠잠하던 미국 은행권 불안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 경제 곳곳에서 대출 축소에 따른 신용 경색 조짐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오늘(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중 은행에 지원하는 긴급대출 규모가 2주 연속 증가하는 등 은행권 자금 압박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은행권의 불안에 따른 대출 감소가 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상의 긴축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같은 현상은 FRC은행의 파산으로 더욱 강화되고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어맨다 리넘은 최근 미국 은행권의 대출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통화공급 감소가 신용 경색의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
최근 연준의 통화량(M2 기준) 공급이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하는 등 최소한 1960년 이후 가장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거시경제 상황 악화 속에 시중은행이 악성 대출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쯤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이다.
미 대형은행 씨티그룹의 1분기 충당부채는 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억4천500만달러 늘었고, JP모건은 같은 기간 23억 달러로 8억 달러 증가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은행권 불안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사무용 건물 공실률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것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공실 증가 등으로 미 사무용 건물의 평가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부동산 개발사들의 대출이 부실해지고, 그 여파로 대출 은행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사무용 건물 평가 가치가 고점 대비 40% 급락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20조달러에 이르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비율은 미국 대형은행의 경우 29.1%에 그치고 있으나, 미국 중소은행의 경우 67.3%에 이르고 있다.
미국 대형은행의 경우 다양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기에 상업용 대출 비중이 13%이나, 중소형 은행의 경우 43%에 이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이 은행권 불안의 또 다른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상업용 부동산이 20,30년의 장기론 중심인 일반 주택대출 과 달리 2년에서 최대 10년까지의 대출이 대다수 일뿐 아니라 60%이상이 변동금리 대출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