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주요 7개국(G7) 주도로 러시아가 수출하는 원유에 가격 상한을 둔 결과 국제시장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면서도 러시아의 소득을 줄이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18일(목) 유가 상한제 이행 6개월을 맞아 배포한 성과 보고서에서 러시아 정부의 올해 1∼3월 원유 판매 수입이 전년 대비 40% 이상 줄었다고 러시아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밝혔다.

원유 판매로 얻은 수입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러시아 정부 전체 예산의 30∼35%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23%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올해 4월 러시아의 원유 수출 물량은 전년대비 3월보다 5∼10%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재무부는 강조했다.

재무부는 러시아가 전년보다 많은 양의 원유를 수출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현상이 있는 것은 유가상한제 효과로 러시아가 배럴당 훨씬 적은 수입을 얻는다고 설명이다.

러시아산 원유 운송하는 유조선

(러시아산 원유를 해상운송하는 유조선)

전쟁 전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몇 달러 낮은 수준이었지만 최근 수 개월간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25∼35달러 낮게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산 우랄유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배럴당 100달러를 받았지만, 상한제 도입 이후 평균 판매가가 60달러 이하로 내려왔다.

이는 서방의 유가상한제가 강력 항의하며, 원유공급을 하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았던 러시아가 전쟁자금 등 재정 필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낮은 가격에 원유를 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부는 또 상한제 이후에도 러시아가 전쟁 전과 비슷한 양의 원유와 정제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면서 처음 우려와 달리 세계 에너지 공급량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원유 생산을 줄이겠다고 위협했으나 해상 수출 물량이 그대로이며, 작년 12월에는 러시아 기업이 상한 가격에 원유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발령했으나 최근 철회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참여국들은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수입을 거의 금지했기 때문에 상한제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는 대부분 신흥국과 저소득국에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G7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은 작년 12월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을 설정했다. 이후 가격상한제 이후 러시아가 원유를 특정 가격 이하로 판매할 때만 원유 운송에 필요한 보험, 해상운송, 금융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과 해상운송, 금융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약 90%가 미국과 EU 등 상한제 참여국에 소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재무부는 "G7, EU, 호주를 포함한 연합국들은 가격 상한 정책을 도입하는 과정 내내 단결을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가격 상한제를 유지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