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기 위한 부채 한도 협상이 난항에 빠진 가운데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4일(수) 정부의 지출 삭감이 없는 한 협상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채한도를 올린 뒤 지출 문제를 논의하자는 백악관과 두 사안을 연계하는 공화당의 입장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매카시 의장이 강경 입장을 내놓으면서 예정된 디폴트 시한(6월 1일)이 임박한데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백악관과 공화당의 실무협상이 여전히 생산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나는 미국민이 가장 높은 부채한도 비율을 가진 상태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그들(백악관과 민주당)이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작년보다 지출을 더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확히 얼마나 더 지출을 줄여야 하느냐는 질문엔 "그것은 협상의 일부다. 민주당은 덜 쓰고 싶은 게 아니라 더 쓰고 싶어 한다. 이는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매카시 의장은 지난 22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3차 회동 이후 그와 직접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면서, 이날도 양측이 실무협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무조건적인 부채한도 상향을 전재로는 예산 지출 문제에 대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한 매카시 의장의 발언이 백악관을 계속 괴롭히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

CNN에 따르면, 민주당은 매카시 의장이 당내 강경 보수파에 발목이 잡혀 타협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맹비난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매카시 의장이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비(非)국방 분야 예산을 줄이라는 것은 극단적 주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지난 22일 부채한도 상향 협상을 위해 세 번째 회동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후 백악관과 공화당 협상팀이 연일 실무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별 소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 정부는 디폴트 날짜인 'X-데이트'를 6월 1일로 제시했고 일각에서는 설사 지출 조정 등으로 그 시기를 늦추더라도 6월 15일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