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들이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을 예의 주시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피치의 경우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로 매기면서, 연방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과 관련해 향후 등급 하향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대상'(Rating Watch Negative)으로 지정했다.
24일(수)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피치는 "디폴트 예상일(X-Date,6월 1일)이 빠르게 다가오는데도 부채 한도 상향·유예 등 문제 해결에 이르는 것을 막는 정치적 당파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피치는 "여전히 X-Date 전에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X-데이트 전에 부채한도가 상향·유예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연방정부가 일부 지급 의무를 다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X-데이트 전에 합의 실패 시 미국의 전반적인 거버넌스 및 채무 의무 준수 의지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피치가 볼 때 AAA 등급과 맞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피치는 주어진 날짜까지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제때 채무를 갚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확신하면서도 절대 불가한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무디스의 윌리엄 포스터 수석부사장은 24일(수) 미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X- Date을 넘기고 이자 지급을 못 하는 시나리오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연방정부의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는 'X-Date'을 8일 남겨둔 상황에서도 협상에는 진척이 없지만 디폴트 가능성은 없다고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재앙적 결과에 빠질 것을 백악관이나 공화당이 알고 있기에 기한이 다 차기전에 어떻게든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을 비롯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조차도 "디폴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포스터 부사장은 " 그런 확신이 줄어들면,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열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