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디플레이션의 징후가 더욱 만연해지고 있으며, 중국이 성장을 재점화하거나 이 같은 상황을 탈출하기 어려운 경제적 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30일(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동안 중국은 물가 하락이 장기화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 같은 현상(디플레이션)이 뿌리를 내리면 기업 이익이 잠식되고 소비자 지출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이로 인한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파급되어 미국과 같은 경우 중국에서 구매하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완화하는 측면이 있지만, 완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 및 소비재에 대한 세계의 중요한 중국 수요를 축소시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철강에서 시멘트, 화학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중국 공장에서의 공장도가격(생산가격)은 몇 달 동안 하락했다. 한편 소비자 물가는 설탕, 계란, 의류, 가전제품 등 특정 상품의 가격이 수요 부진으로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중국시장 투자 축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아마도 깊고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기간을 피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비록 더디긴 하지만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정부는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작은 부양책을 발표하고있다. 7월 초 중국 중앙은행의 리궈칭은 중국이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현재 경제상황과 지난 수십년 동안(소위 잃어버린 30년 이라 일컬음)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으로 어려움을 겪은 일본의 경험 사이에 놀라운 유사점을 발견하고 있다.

1990년대 일본의 주식 시장과 부동산 가치의 붕괴로 인해 기업과 가계는 부담스러운 부채를 갚기 위해 지출을 대폭 줄였다. 소위 대차대조표 침체는 오늘날 중국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목요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산업 이익이 감소하고 있으며 6월 평균 신규 주택 판매 가격은 하락했다.

중국이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지게 된다면 또 다른 큰 문제가 생긴다. 전통적인 대처 방법(재정 확장정책)은 베이징에서 선호하지 않으며 국가의 과중한 부채 부담 및 기타 문제로 인해 효능이 부족합니다. 

베이징은 성장을 자극하고 물가를 높일 수 있는 (빚을 내서 돈을 푸는) 대규모 재정 적자 프로그램을 경계하고 있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본부장이었던 코넬대 무역정책경제학 교수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가장 큰 우려는 그들(중국 정책자들)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할지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책 도구가 디플레이션을 막으려는 노력에 큰 효과을 발휘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경우 중국의 확장된 디플레이션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 퍼져있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 인하가 범람하면 일부 국가에서 경쟁 수출국을 압박하여 해당 국가의 일자리와 투자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의 철강 및 화학제품 수출 가격은 6월까지 12개월 동안 약 3분의 1 하락했다. 이는 다른 나라의 철강 및 화학제품 제조사에게 상당한 타격을 준다. 

이 뿐 아니라 이 같은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또한 세계의 많은 부분이 수출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 에너지 및 원자재에 대한 중국의 수요 약화를 촉발할 수 있다.

HSBC 홍콩의 프레데릭 노이만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세계 경제에 대한 디플레이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 상승하여 1년 전 연 8%에서 크게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를 웃돌았다. 지난 달 유럽연합(EU)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지역이 높은 에너지 및 식품 가격으로 인한 압박으로 6.4%에 이르렀다.

반면, 중국의 6월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0% 이었으며, 지난달 중국의 생산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4% 하락했다.

이 같이 경기가 수축하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침체된 소비 지출'이 꼽힌다. 물론 업종에 따라서는 펜데믹 기간동안 억제되었던 보상심리로 소비가 늘면서 가격이 폭등한 케이스도 있다. 돼지고기 등 식품류와 여행업이 여기에 해당된다. 

각국 정부가 코비드(Covid-19)으로 인한 펜데믹 봉쇄를 해제하고 서방 수요가 완화되면서 추세는 역전되었다. 공급망 문제고 공급이 차질을 빚고,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생산자 물가가 폭등했던 팬데믹이 끝나자 소비 완화로 인해 중국기업의 생산자 물가는 10월에 전년 대비 하락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매달 계속 하락했다.

펜데믹 기간 동안 서방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확장된 중국 공장은 현재 과잉 생산에 직면해 있다. 수출 시장이 고갈됨에 따라 중국 소비자들이 초과 재고를 흡수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더 많은 기업이 수출이 줄면서 국내 시장에 판매하려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에너지 및 식품 가격도 이전보다 약세를 보이면서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전반적인 소비자 가격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거의 변동이 없거나 심지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Tesla가 판매 성장 둔화와 혼잡한 시장에서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전기 자동차의 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