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의 주요 도시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4분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3일(목)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1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풀고 국경을 열었지만, 외국인 방문객들이 외면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여행사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5만2천 명에 불과했다.

이는 펜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에 여행사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370만 명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 관광에 외국인 수요가 증발했다 할만하다. 물론 1분기 통계는 펜데믹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된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이상은 홍콩이나 마카오, 대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 미국이나 유럽 등지의 수요는 훨씬 더 감소했다는 의미다. 

중국 관광명소 중 하나인 만리장성

중국에 대한 외국의 관광 수요가 급감한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에서 반간첩법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 말(7월 1일부터 시행) 미국인들에게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 마카오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했다.

당시 국무부는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은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 없이 영사 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구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 때문에 비즈니스 출장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 관련 투자 자문 로펌인 해리스 브릭큰의 파트너 댄 해리스는 "현재 기업들은 중국 출장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한국, 일본 관광객이 떠난 자리 중 일부는 최근 관계가 강화된 러시아 관광객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 같은 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관광업에 침체는 펜데믹 이후 좀처럼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중국에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