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이후 세입자 보호정책 중단으로 미국 노숙자 급증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전국적으로 노숙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늘(15일) 미 전역의 노숙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방 정부가 노숙자와 관련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연간 증가폭이 가장 큰 해는 지난 2019년으로 증가율은 2.7%였다. 

WSJ이 취합한 300여개 노숙자 관련 기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단 하루라도 노숙을 경험해 본 사람은 57만7천 명에 달한다.

연말에 미 주택도시개발부(HUD)가 발표하는 노숙자 관련 통계에는 WSJ이 취합하지 못한 통계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노숙자 규모는 이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노숙자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주거비용 폭등이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숙자

(LA 다운타운 인근에 위치한 노숙자 텐트 )

팬데믹 기간에는 연방정부나 지방정부가 각종 지원금을 지급한 데다가 세입자가 주택 임대료를 내지 못할 경우에도 퇴거를 제한하는 등의 정책을 도입했지만, 펜데믹 조치가 해제된 이후 이 같은 보호조치가 중단되면서 세입자들이 퇴거(Eviction) 조치를 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숙자를 위한 전국연대'(NCH)의 도널드 화이트헤드 주니어 국장은 "팬데믹 기간의 지원금은 안전판 역할을 했다"면서 보호 정책 중단이 노숙자수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내 30여개 도시의 세입자 퇴거 상황을 추적하는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올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예년 평균을 뛰어넘는 세입자 퇴거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뉴욕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집행된 주택 세입자 퇴거 건수가 5천89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640건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이같은 현상은 노숙과의 전쟁을 선포한 LA에서 직면하고 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퇴거 조치를 받은 경우 시에 연락을 해서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예산은 비영리 단체등과 협력하여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미 주요 도시에 멕시코 국경을 통해 건너온 이민자들이 늘어난 것도 노숙자 수 급증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