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실사업체 3곳 영업 중단...싱가포르, 홍콩 대안으로 부각

중국 반간첩법

범죄구성 요건이 모호한 중국의 방첩법을 피해 중국을 떠나는 외국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최근 대형 기업실사업체 3곳이 베이징과 홍콩 지사를 폐쇄했거나, 영업을 대폭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방첩법을 앞세워 외국 기업을 상대로 압박 조치를 강화한 이후 발생한 현상이다.

중국에서 영업을 중단한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민츠그룹 베이징 사무소를 기습 단속해 직원 5명을 체포하자, 민츠그룹은 아예 사무실을 폐쇄했다.

민츠그룹은 강제노동 탓에 미국 등 각국의 제재 대상이 된 신장위구르산 제품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에 대한 민츠그룹의 조사가 당국의 단속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후 중국은 민츠그룹이 승인 없이 대외 관련 통계 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150만 달러(약 2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영국의 기업실사업체 '리스크 어드바이저리 그룹'도 홍콩 지사를 폐쇄했다. 이 업체는 홍콩 대신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지역 영업을 이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기업실사업체 '나델로'는 최근 직원들을 중국 외의 국가로 재배치했고, 홍콩 지사는 올해 말에 폐쇄할 계획이다.

나델로도 홍콩에서 맡던 업무를 싱가포르 지사로 이관할 방침이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제임스타운 파운데이션의 마틴 퍼브릭은 "중국과 홍콩은 방첩법 개정 후 기업실사 등의 업무 수행에 위험한 장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외국 기업이 중국이나 홍콩에서 영업을 축소하는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외국 기업의 홍콩 지사에 고용된 직원 수는 46만8천 명으로 3년 전에 비해 2만5천 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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