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업들 이스탄불서 활동...튀르키예 기업들 제재 받을 수 있어"

미국이 튀르키예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러시아에 대한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목)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튀르키예가 하마스의 자금 피난처이자 러시아 군수 물자의 교역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튀르키예 기업들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에르도안 대선승리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자료화면 )

미국 정부의 제재 담당자들은 지난 10년간 미국이 하마스 자본가를 겨냥해 제재를 부과했음에도 튀르키예는 하마스의 투자회사, 지주회사, 부동산 중개회사 등 여러 기업이 이스탄불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인 브라이언 넬슨 차관은 "앞으로 하마스의 공격이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자금 모금이나 촉진 등과 관련이 있다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튀르키예는 미국 등 서방과 달리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보지 않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서 "하마스는 테러조직이 아닌 해방 단체로 자신들의 땅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무자헤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미국은 튀르키예가 제재를 피해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넬슨 차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도움이 되는 무역 및 금융 활동을 방지하고 조사하기 위해 튀르키예를 방문해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서방의 제재에도 튀르키예와 러시아 간 무역이 지난 1년간 급증했다.

튀르키예의 러시아 수출은 올해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튀르키예 기업과 개인들이 서방의 수출 통제에 의해 금지된 상품과 서비스를 러시아에 제공해 여러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WSJ에 전했다.

튀르키예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도우면서도 러시아와 경제 협력을 늘려왔는데, 이는 러시아를 통해 외화와 저렴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WSJ은 분석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튀르키예의 항구가 제재 대상인 러시아 유조선에 제공되면서 무기 밀수를 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 페이퍼 컴퍼니와 튀르키예 기업이 러시아 군부가 장기전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이른바 '이중 용도' 물품(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 수출을 6배 늘렸다고 이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튀르키예 선적 처리 업자들은 표면적으로는 튀르키예가 물건을 구입하는 것처럼 하면서 이를 러시아로 재수출했다는 것이 미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WSJ에 따르면 튀르키예 관계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을 도울 수 있는 수출은 피하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