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크(기술)업계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공지능(AI)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인력 충원을 위해 비전략적인 부문에 대한 감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미 CNBC방송이 25일(목) 보도했다.

기술 분야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테크기업 직원 2만명 이상이 이미 일자리를 잃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상무는 "구글 등 빅테크들이 AI에 큰 투자를 하면서 비전략적인 부문을 줄이고 있다"며 "AI 분야에서는 전례 없이 치열한 채용 경쟁이 계속되는 데 비해 일부 분야에서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올해 더 많은 일자리 감축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야심 찬 목적을 가지고 있고, 우선하여 대규모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며 "현실은 이러한 투자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률

(IT분야의 고용이 AI로 편중현상을 보이면서 타분야의 해고가 커지고 있다.)

구글은 이달 초 효율성 제고와 "우선순위에 있는 최고의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수백개의 일자리를 감축했다.

이는 챗GPT를 검색엔진 '빙'과 통합하고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를 따라잡기 위해 이뤄진 것이며, 구글도 검색엔진에 AI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테크 전문 매체인 '빅 테크놀로지' 설립자 알렉스 칸트로위츠는 "더 이상 제로금리 환경에 살고 있지 않아서 기업들도 비용을 절감하면서 투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AI를 학습하고 활용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그것이 오늘날 구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빅테크도 따라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SAP는 23일 "올해 주요 전략적 성장 분야, 특히 비즈니스 AI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일자리 8천개를 구조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마존닷컴은 이달 초 스트리밍 및 스튜디오 운영 담당 부서에서 수백명의 직원을 감원했으며, 생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와 오디오북 부서에서도 일자리를 줄였다.

이에 비해 클라우드서비스 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는 지난 19일 AI 서비스의 핵심 분야인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 확장을 위해 2027년까지 일본에 2조2천600억엔(약 20조4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기술 분야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일자리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미 온라인 중고차거래 플랫폼 브룸은 지난주 감독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자동차 금융과 AI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와 중고차 딜러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일자리 800개를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외국어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는 콘텐츠 제작에 AI를 활용하기로 함에 따라 계약직 직원 10%를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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