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스 수반 "美, 팔레스타인 겨냥한 집단학살적 전쟁 부추긴 격
"하마스도 반발...국제사회에 "투쟁 지지해 달라" 촉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18일(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을 거세게 비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PA는 결의안이 부결된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 침해이자 우리 민족을 겨냥한 집단학살적 전쟁 추구를 부추긴 격"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동) 지역을 심연의 가장자리로 더욱 밀어붙였다"고 강조했다.
PA는 이어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주장한다면서도 이러한 해법의 시행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정책의 모순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계는 팔레스타인의 대의가 대변하는 진실과 정의, 자유, 평화라는 가치 아래 단결해 있다"고 강조했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비록 이날 표결에선 결의안이 부결됐지만 팔레스타인은 유엔 정회원국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했다.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가자 전쟁을 촉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하마스는 국제사회에 "우리 팔레스타인 국민의 투쟁과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 정당한 권리를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국, 카타르와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인접국 이집트는 외교부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보리가 팔레스타인이 유엔 정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안보리는 이날 오후 5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유엔총회에 추천하는 결의안을 논의했다.
아랍권 안보리 이사국인 알제리가 발의한 해당 결의안에는 전체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12개국이 찬성했으나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고 2개국은 기권했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에도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신청했다가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다만 이듬해인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 현재까지 해당 지위를 유지해 왔다.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은 시기상조라면서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PA 간의 협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극우 연정은 팔레스타인 독립국 수립을 극도로 경계하며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천200명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해 인질로 삼은 상황에서 그들의 요구대로 팔레스타인을 독립시킨다
면 "테러 행위에 전례가 없는 엄청난 보상을 주는 격"이라고 이스라엘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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