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천47조원 사라져...줌·링센트럴·펠로톤·테슬라 등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시대에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들이 코로나가 종료되자 맥을 못 추고 있다.
당시 주가가 많이 오른 상위 50개 기업은 2020년 말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3분의 1가량 떨어졌다. 시가총액으로는 1조5천억 달러(약 2천47조원)가 사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자료를 인용, 코로나 봉쇄 기간이었던 2020년에 가장 큰 비율로 주가가 오른 시가총액 100억 달러 이상 대기업 50개 중에는 기술기업들이 많았다고 7일(화) 전했다.
코로나로 전 세계적으로 사회가 봉쇄되면서 재택근무 등이 확산됐고 이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이 돈을 많이 벌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개발한 줌이 대표적으로, 당시 주가가 765% 치솟았던 줌은 2020년 말 이후 약 80%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770억 달러 이상 사라졌다.
클라우드 기반 통신 회사 링센트럴도 2020년 원격 근무 붐을 타고 급등했지만 그 이후 알파벳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술 대기업과 경쟁하는 처지가 되면서 주가가 약 90% 급락했다.
실내 자전거 운동기구 제조업체 펠로톤은 팬데믹 종료 뒤 주가가 97% 넘게 떨어졌다. 시가총액 약 430억 달러가 증발했다.
펠로톤은 지난주 배리 맥카시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고 직원의 15%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TS 롬버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기업은 아마도 코로나 충격이 영구적으로 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뀌면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2020년에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시가총액이 12월 말에 6천690억 달러로 787% 증가했지만, 이후 다시 5천890억 달러로 감소했다.
싱가포르의 인터넷 회사 Sea는 게임과 전자 상거래, 디지털 결제 등 주요 사업 부문이 모두 호황을 누리며 시장 가치가 190억 달러에서 1천20억 달러로 급증했지만 이후 성장 둔화 우려로 고점 가격의 60% 이상을 까먹었다.
백신 제조업체 모더나와 화이자, 이외 이름이 덜 알려진 중국 업체들까지 2020년에는 주가가 많이 뛰었으나 이후 수요가 뚝 떨어지면서 오른 주가를 모두 반납했다.
2020년 주가가 많이 오른 50개 대기업 중에 이후에도 주가 상승을 유지한 기업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사이버 보안 그룹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소프트웨어 회사 더 트레이드 데스크와 데이터독, T-모바일, 중국 배터리회사 CATL, 남미의 온라인 쇼핑몰 메르카도리브레 등 7개사 뿐이다.
주가 상승 상위 50위 안에는 못 들었지만, 이후에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에는 인공지능(AI) 기업 엔비디아와 유통 대기업 아마존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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