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동반 상승세...물가안정 위한 '매파적 인하' 해석
유럽중앙은행(ECB)이 5년 만에 금리 인하를 발표했지만 유로존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ECB가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렸다기보다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통화정책을 폈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런던 시간 기준으로 6일 (이하 현지시간) 오후 3시 12분 유로존 벤치마크로 평가되는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6bp(1bp=0.01%포인트) 상승한 연 2.557%를 기록했다. 독일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4bp 상승한 연 3.025%였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7bp 상승한 연 3.88%를 기록했으며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6bp 올라 연 3.29%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국채금리도 따라서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ECB 금리인하는 이미 기정사실화됐던 것인 데다, 향후 추가 인하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ECB의 금리인하 발표 직후 7월에 연이어 내릴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빠르게 나왔다.
스위스 민간은행 뱅크 시즈의 가엘 피챈 채권팀장은 "ECB는 통화정책 회의를 열 때마다 데이터에 의존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 경우 다음 회의 전까지 데이터 부족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지가 낮아진다"면서 "이번 결정은 '매파적 인하(Hawkish cut)'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매파적 인하'는 경제 성장이나 경기 부양을 위한 '비둘기파적 인하'와 달리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소폭 증가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여지가 다소 커졌지만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가 연 4.299%로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개월간 금리 움직임이 글로벌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KPMG의 야엘 셀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는 물가가 높고 재정정책도 다소 느슨한 미국과는 다르다"면서 "유럽에서는 가계 실질소득이 줄어 생활비 위기를 겪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내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