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등 일제히 자제 촉구...'앙숙' 중남미 주변국도 현정부 지지
남미 볼리비아에서 군부 일부가 26일(현지시간) 쿠데타를 시도하자 국제사회는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로이터와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통해 "미국은 볼리비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진정하고 자제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볼리비아 정부를 전복하려는 시도를 단호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연합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편에 서있다. 우리는 볼리비아의 헌법질서와 법치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OAS) 사무총장도 "볼리비아에서 발생한 사건을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 군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시민 권력에 복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리비아와 갈등을 빚어온 주변국들을 비롯한 중남미 주요국들도 쿠데타를 시도한 군부를 규탄하고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의 현 볼리비아 정부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 형제 국가의 민주주의와 합법적인 루이스 아르세 정부에 지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이어 "볼리비아를 비롯한 어디에서도 합법적인 헌법 질서를 침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도 "파라과이는 아르세 대통령이 비난한 바 있는 볼리비아군의 비정상적인 동원을 규탄한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법치를 존중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볼리비아는 칠레와 영토 문제 등으로 오랜 기간 갈등을 빚어왔으며 국교도 맺고 있지 않다. 파라과이와도 영토 문제로 1930년대 전쟁까지 치르는 등 사이가 좋지 않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볼리비아 민주주의에 반하는 쿠데타를 규탄한다. 우리는 볼리비아 국민들이 그들의 민주주의와 헌법, 대통령을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과거 볼리비아를 지배했던 스페인의 페트로 산체스 총리 등이 볼리비아의 쿠데타 시도를 규탄하고 현 정부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이날 오후 볼리비아 군부 일부가 "무너진 조국을 되찾겠다"면서 전차와 장갑차 등을 동원해 대통령궁에 무력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아르세 대통령이 쿠데타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대법원과 경찰 등 주요 기관, 시민들도 비판하자 군은 3시간여 만에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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