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美부채 우려...설문조사서 "트럼프 재집권 시 안전자산은 달러보다 금"

금값이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에는 각국 중앙은행뿐만 아니라 부유층 투자자들의 금 매수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금협회(WGC)는 30일(현지시간) 2분기 금 수요 동향 보고서를 통해 장외(OTC) 투자 규모가 329t으로 전체 금 수요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면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에 더해 이러한 거래가 금값 상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2분기에 장외 투자를 제외한 금 수요는 장신구 수요부진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6% 하락한 929t에 그쳤지만, 장외 투자를 포함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1천258t으로 2000년 집계 시작 후 2분기 기준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2분기에 중앙은행들의 금 순 매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 많은 184t이었다.

사상 최고가 행진 이어가는 국제 금값

(금. 자료화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외 거래에 대해 상업은행들이 비공개로 매수를 주선하는 만큼 파악이 어렵고 불투명하다면서도,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투자 자문사(패밀리오피스)와 부유한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WGC의 존 리드 수석 시장전략가는 일부 사례를 근거로 패밀리오피스들이 미국의 과도한 부채 수준을 우려해 금 매입에 나섰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금값 고공행진을 설명할 수 없어서 (집계 과정에서) 빠진 매수자를 찾고 있었다"면서 "(이들이) 미국 부채에 대한 우려로 금 매입에 나섰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홍콩과 싱가포르의 부유층의 금 매수세가 강했고, 튀르키예 부자들도 리라화 가치 폭락에 대응해 금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속에 수차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쓴 바 있다.

지난 5월 20일 온스당 2,450.07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들어서도 지난 17일 2천483.73달러를 찍었으며, 한국시간 31일 오전 11시 38분 기준 2천40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가장 유망한 안전자산을 물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이 금을 꼽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조사 서비스인 'MLIV 펄스 서베이'가 22∼26일 4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53%)을 택한 응답자가 '달러'(26%)의 2배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달러화 약세를 예상한 응답자는 67%였다.

트럼프 정부 1기 때에도 달러 가치가 10% 넘게 하락한 반면 금 현물 가격은 50% 넘게 오른 바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는 감세와 관세 인상 등은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꼽힌다.

JP모건체이스의 그레고리 시어러는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중앙은행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거론하면서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이들 요인이 오래가겠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더 커질 수 있다"고 최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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