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기구 美대사 "베네수 당국, 반대파 체포하면 강력 제재"

 '7·28 대선 개표 부정 및 여당 패배'를 주장하는 베네수엘라 야권 정치 지도자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또 집권하면 최대 500만명의 인구가 나라를 등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야당(벤테 베네수엘라) 정책고문이자 야권 핵심 리더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8일(현지시간) 라디오포물라르를 비롯한 멕시코 언론사와의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마두로가 대선에 패배했음에도 무력으로 권력을 유지할 경우 이전에 보지 못한 대규모 이주 흐름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자국 인구를 2천800만명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그러나 이미 수백만명이 경제난과 정세 불안 등을 이유로 최근 몇 년간 국경을 빠져나갔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접경에 모여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

(지난 3월 미국 접경에 모여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 연합뉴스)

AFP통신은 "2013년부터 마두로가 이끄는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에서는 한때 3천만명에 이르던 인구 중 700만 명 이상이 이주했다"며 "국내총생산(GDP)은 90%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야권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득표율 67% 대 30%로 곤살레스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선포한 바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친(親)여권 인사가 포진한 것으로 알려진 선거관리위원회는 2차례 득표율 공개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3선)을 확정했다.

마차도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 중남미 양대 좌파 정부를 이끄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 해결을 위한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멕시코 정부는 (마두로) 정권과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가지고 있다"며 "멕시코 현 정부와 차기 정부(10월 출범 예정)에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마차도는 또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게 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당선인을 향해 "베네수엘라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며 "베네수엘라에서 여성들은, 이번 대선이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됐다는 것을 알기에 최전선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야권 인사와 야권 지지자를 겨냥한 마두로 정부 당국의 수사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나왔다.

프랜시스코 모라 미주기구(OAS)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에 "마두로가 반대파를 체포하면 미국은 미주기구에서 더 강력한 (제재) 결의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베네수엘라 정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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