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설문조사...'마두로 당선' 선관위 발표에 83.3% "못 믿어"

7·28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부정개표' 논란 속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하는 주민 비율이 6%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베네수엘라 주요 여론조사 업체인 메가날리시스는 13일(현지시간) 전국 유권자 1천76명을 대상으로 지난 4∼7일 대선 관련 의견을 물은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99%포인트) '누구를 지지했느냐와 관계 없이 누가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보는지'에 대해 93.4%가 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라고 답했다.

선거관리위원회(CNE)로부터 당선(3선)을 확정받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승자로 보는 비율은 6.1%에 그쳤다.

지난 9일 대국민 연설하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난 9일 대국민 연설하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연합뉴스)

설문에 참여한 80.7%가 이번 대선에 투표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들 중에서 87.1%가 곤살레스 후보, 12.2%는 마두로 대통령이 각각 승리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고 메가날리시스는 덧붙였다.

선관위 신뢰 여부에 대한 질의에는 응답자 83.3%가 '아니다'(믿지 못한다), 12.9%가 '맞다'(믿는다)라고 각각 답했다.

대선 이후 느끼는 감정(복수 응답)과 관련해서는 '짜증'(70.2%), '무력감'(59.3%), '분노'(58.5%), '불안'(47.9%) 등 부정적 키워드가 수위권이었다.

'선관위 발표를 고려할 때 향후 베네수엘라를 떠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 43.2%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국내 유권자 중 약 690만명, 베네수엘라 인구 중 약 1천40만명으로 추산되는 수치다.

유엔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베네수엘라 국민 3천만명 중 700만명 이상이 이미 미국과 멕시코 등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지지자들의 단결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며 '투쟁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일간 엘나시오날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우리 후보인 곤살레스가 내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하게될 것"이라며 "당국의 탄압 사례를 꼼꼼히 기록하고 녹화해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여대야소 지형의 베네수엘라 국회는 현재 비정부기구(NGO)를 대상으로 등록 및 재정 공개와 관련한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법률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각종 폭력과 증오 범죄에 대해 철권으로 대응하며 확실하고 엄중한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전날 마두로 대통령의 주문 이후 나온 움직임이다.

마두로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NGO를 "테러 활동을 위한 자금 조달 창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국회는 또 증오범죄법 처벌 형량을 가중하는 내용도 살피고 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대선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자의적인 체포와 법 집행 기관의 불균형적인 무력 사용으로 인해 공포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형법이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오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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