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스페인 155%, 그리스 222% 급증

올해 이탈리아에 들어온 불법 이주민이 전례 없이 감소했다고 현지 일간지 일조르날레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 수는 3만7천명(12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만명과 비교해 62.4% 급감했다.

알바니아 방문한 멜로니 총리

(알바니아 방문한 멜로니 총리. 연합뉴스)

일조르날레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불법 이민 억제 정책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아드리아해 맞은편 발칸반도 국가 알바니아에 건설 중인 이주민 처리 센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는 해상에서 구조한 불법 이주민을 알바니아의 이주민 센터로 보내 망명 신청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머물게 하거나 출신국으로 송환할 계획이다.

알바니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니기에 EU 역내 자유 통행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을 이용할 수도 없다.

이탈리아에서 망명 신청한 뒤 솅겐 조약을 통해 독일 등으로 넘어갈 계획이었던 이주민에게는 목숨을 걸고 이탈리아로 향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알바니아에 건설 중인 이주민 처리 센터는 지난 1일 개소할 예정이었으나 공사에 차질이 빚어져 개소식은 올해 말로 연기됐다.

이탈리아는 이곳에서 연간 3만6천명의 망명 신청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멜로니 총리의 아프리카 외교 정책도 이주민 유입 억제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프리카발 이주민 유입을 막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와 협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아프리카 이주민의 대표적 출발지인 튀니지 등에 경제 지원을 대가로 이주민 출항 단속 약속을 받아내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멜로니 총리는 2022년 9월 25일 총선에서 아프리카 해안을 봉쇄해서라도 불법 이주민 유입을 막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탈리아에서 이주민 유입이 감소한 데 반해 다른 지중해 국가들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이주민이 몰려들었다.

스페인은 올해 들어 155%, 그리스는 무려 222% 증가했다. 한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튀어 오르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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