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부정 시위자 색출에 활용"...22개국, 개표 투명공개 촉구

대선 부정 개표 논란으로 사회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당국이 주민 간 내부 고발을 시위 통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베네수엘라 사회 변화상을 연구하는 사회학자 마르셀 발렌티네는 반정부 시위자에 대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의 주요 전략 중 하나가 '내부 고발'이라며, "이 전략은 당국 입장에서 엄청나게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엘나시오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권이 대선 이겼다" 베네수엘라 시위. AP연합뉴스 )

발렌티네는 "(주민 간) 내부 고발은 사회적 행동을 위축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감시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리마다 정치범 수사를 위한 경찰이 배치되고 있다"며, 마두로 정부에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베네수엘라 당국은 원래 정전 신고를 위해 만들어진 정부 운영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선거 부정 의혹' 제기자를 고발해 달라고 최근 주민들에게 촉구했다.

7·28 대선 이후 군과 경찰을 동원한 거리 순찰도 강화했다.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야권 대선 승리를 주장하는 이들을 포함해 2천명 넘는 이들이 체포됐다며, 이중 일부는 '주민 고발'에 의해 별다른 증거 없이 붙잡힌 사례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인권단체 '프로베아'의 오스카 무리요는 2017년부터 반정부 운동을 벌인 이들에 대한 감시 강화를 위해 여당 지지자에게 가정용 가스나 보조금 지급 등 "정치적 우군 확보를 위한 관행이 자리 잡았다"며, "주민 간 감시 제도화를 통해 정치적 비판을 분쇄하는 경향이 최근 수년간 심화했다"고 지적했다고 엘나시오날은 보도했다.

투명한 개표 결과 공개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계속 커지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아르헨티나,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모로코 등 22개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대선 이후 위기에 대한 우려와 민주주의 원칙 및 인권 존중을 촉구하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베네수엘라 선거 관리 당국에 대선 개표결과 원본 공개 및 객관적 검증을 허용할 것을 요청했다.

전날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는 야권 대선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와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지지자와 함께 "마두로는 패배를 인정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멕시코와 스페인 등지에서도 마두로 퇴진과 평화로운 시위 보장을 촉구하는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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