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정상이 범죄자" 힐난...서로 앞다퉈 인터폴에 체포 요청
남미에서 '신(新) 앙숙'으로 떠오른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가 상대방 국가 정상을 헐뜯으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령을 앞다퉈 요청하고 나섰다.
타레크 윌리암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영 TV를 통해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베네수엘라) 법원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주요 인사에 대한 적법한 구금 절차를 밟았다"며 "밀레이 등에 대해 적색수배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인터폴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대한 가장 강력한 조처다. 적색수배가 내려지면 인터폴에 가입한 전 세계 경찰 등에 수배자의 사진과 지문 등이 공유되고 검거 시 수배한 국가로 압송된다.
앞서 전날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소재 1심 법원은 절도와 자금세탁 등 6가지 혐의로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대통령과 그의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 비서실장, 파트리시아 불리치 치안장관 등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밝혔다.
앞서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던 베네수엘라 기업 '엠트라수르' 화물기의 미국 억류 과정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정부는 해당 항공기가 수출통제법을 위반해 이란에서 베네수엘라로 팔려 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밀레이 대통령이 이미 수년 전 죽은 반려견 '코난'과 "밤과 새벽에 의사소통하며 국정 운영을 한다"는 풍문을 언급하며 "코난이 밀레이에게 한 조언 중 하나는 엠트라수르 비행기를 훔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대국 정상을 겨냥한 인터폴 적색수배 요구가 나온 건 베네수엘라보다 아르헨티나가 조금 더 먼저다.
전날 아르헨티나 법원은 야권 인사에 대한 강제적 구금과 고문 등 반인도적 범죄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을 "즉시 체포하라"고 판결했다.
아르헨티나 재판부는 또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내릴 것을 수사기관에 함께 명령했다고 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관련 소송은 지난해 '지역 민주주의를 위한 아르헨티나 포럼'(FADER)이라는 단체가 "보편적 관할권 원칙"에 근거해 아르헨티나 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FADER는 소장에서 "마두로 정권은 최소 2014년부터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는 한편 강제 실종, 고문, 살인 등 범죄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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