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 둔화 우려를 일축하며, 관세 인상에서 벗어나기 원하는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일)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NBC 'Meet the Pres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전환기에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책이 "역사적인 호황"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는 부분적으로 나의 경제이며, 좋은 부분은 내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제를 이어받았다고 언급하면서도, 경제 회복의 공을 자신에게 돌렸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은 다음 주 관세 인상 회피를 원하는 국가와 최소 한 건 이상의 무역 협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와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최근 고용지표 개선과 주식시장 상승세 등을 근거로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경제학자들은 관세 정책이 경기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감수하면서 불필요한 물건에 돈을 낭비할 필요 없다"며 관세 정책을 옹호했다. NBC 인터뷰에서 그는 "아이들이 인형을 30개가 아니라 2개만 가져도 된다", "연필 250자루가 아니라 5자루만 있어도 된다"고 말하며 소비 축소를 정당화했다.
반면, 공화당 전략가 마크 쇼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마리 앙투아네트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식의 인식"이라며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산업에 대해선 관세 완화 조치를 검토 중이며, 미국 내 제조에 사용되는 일부 수입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완화할 방침이다.
2025년 1분기 미국 경제는 관세 시행 전 재고 확보를 위한 수입 급증과 소비 둔화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혼란스럽다"며 경제 불안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SNS를 통해 "트럼프와 공화당은 황금시대를 약속했지만, 경제를 무너뜨리고 경기침체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S&P 500 지수는 최근 9일 연속 상승하며 2004년 이후 최장 상승 행진을 기록했고, 한 달 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발생한 하락을 대부분 만회했다.
공화당은 현재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단행한 감세 조치를 연장하는 세금 및 지출 법안 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일부 기업과 가계에 안정을 줄 수 있지만, 관세 부담으로 그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중국과의 본격적인 무역 협상 재개는 아직 뚜렷한 진전이 없으며, 중국은 펜타닐 밀매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대화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최고 145%의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이나, 일방적 조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관세를 낮출 것"이라며 무역협상의 여지를 남겼지만, "영구적 관세 폐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국내 제조업 유치를 위해 관세 유지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