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월요일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는 지난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직후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의 직접 보장 가능성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지도자들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안보 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잠재적 평화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군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될 경우 이를 뒷받침해 달라는 유럽 측 요구와도 맞닿아 있다.

"휴전 아닌 평화협정"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단순 휴전이 아닌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으로 직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자료화면)

이는 전투를 중단하지 않고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계속 이어가자는 푸틴 대통령의 선호와도 유사한 접근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아울러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도 당분간 부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과 없는 알래스카 회담

트럼프와 푸틴은 2시간 반 넘게 이어진 회담을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세부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두 정상은 레드카펫 환영식 등 화려한 의전 속에 회담을 시작했으나, 회담 후 짧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트럼프가 피곤하고 답답해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냉랭한 기류가 감지됐다.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미·러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직후 이뤄지는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둘러싼 미국의 향후 중재 전략과 젤렌스키의 협상 입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