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발언을 왜곡한 적대 행위에 대한 대응 조치"
미국이 캐나다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가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한 적대 행위에 대한 징벌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그들의 심각한 사실 왜곡과 적대 행위로 인해, 현재 부과 중인 세율에 10%를 추가 인상한다"고 게시했다.
'레이건 음성' 사용한 온타리오 광고가 발단
문제의 광고는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공개한 캠페인 영상으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음성을 사용했다. 당시 레이건은 일본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세는 애국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미국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해롭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역 장벽은 치열한 무역전쟁과 일자리 상실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목요일, 이 광고가 레이건의 발언을 왜곡했으며 미국 대법원이 다음 달 심리할 관세 관련 사건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라고 주장하며 캐나다와의 무역협상 중단을 경고했다. 이에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는 "광고를 월요일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광고는 금요일 월드시리즈 1차전 중에도 방영됐다. 트럼프는 토요일 다시 "광고는 즉시 중단돼야 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현재 관세 35%, 에너지 제품 10%...USMCA 품목은 면제
현재 미국의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약 35%이며, 에너지 제품은 10%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부합하는 품목은 면세 적용을 받기 때문에, 전체 캐나다 수출품의 약 85%는 관세 없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전임자 저스틴 트뤼도가 부과했던 보복관세 대부분을 해제한 상태다.
백악관은 새 관세가 언제 발효되는지, USMCA 품목이 이번 추가 관세에서 면제되는지, 어떤 법적 권한으로 조치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캐나다-미국 통상 담당 도미니크 르블랑 장관은 "캐나다는 최근 몇 주간 미국 측과의 건설적 논의를 바탕으로 진전을 이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X(트위터)에서 밝혔다. 포드 주총리 측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미-캐나다 연간 교역액 7,620억 달러
미국은 캐나다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며, 캐나다는 미국의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다. 2024년 기준 양국 간 상품 교역 규모는 7,620억 달러에 달한다. USMCA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에는 일부 농산물과 에너지 제품이 있다.
트럼프 "레이건은 국가 안보 목적의 관세를 지지했다" 주장
트럼프는 목요일 밤 처음으로 광고를 비판했으며, 레이건 재단이 "해당 광고가 레이건의 발언을 왜곡했으며, 음성 사용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발표한 뒤 "가짜(FAKE)"라고 비난했다. 그는 "레이건은 국가 안보와 경제를 위해 관세를 사랑했다. 그런데 캐나다는 그가 관세를 반대했다고 주장한다!"라고 덧붙였다.
레이건 재단은 어떤 부분이 부정확한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이번 추가 관세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 레이건의 연설은 일본 반도체에 대한 제한적 조치를 언급하면서도, 전반적으로 "광범위한 관세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자유무역은 기본 원칙" - 1987년 레이건 연설 인용
레이건은 당시 연설에서 "일본 반도체의 경우와 같이 특정 사례에서는 미국 제품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유무역과 경제성장에 대한 기본적이고 장기적인 헌신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한·미·캐 정상, 다음 주 아시아 회의서 대면 예정
카니 총리는 금요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에게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카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수요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정상 만찬에서 다시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