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르디스크와의 이례적 인수전에서 승리
화이자(Pfizer)가 체중감량 신약 스타트업 메트세라(Metsera)를 1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거래로 화이자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와 벌인 치열한 인수전에서 승리했다.
인수가격 주당 65.60달러 + 조건부 20.65달러
메트세라는 금요일 성명에서 "화이자가 주당 65.60달러 현금과 최대 **20.65달러의 조건부 가치권(CVR)**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9월 화이자는 메트세라를 최대 73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이후 노보 노르디스크가 예상 밖의 맞불 제안을 내며 이례적인 재입찰 경쟁이 벌어졌다.
화이자는 메트세라 주주총회가 열리는 다음 주 목요일 이후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인프라 활용해 신속 상용화 추진"
화이자는 성명에서 "전 세계 임상·제조·상업 인프라를 신속히 활용해 메트세라의 혁신적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고, 이를 전 세계 환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노보 노르디스크는 "재무적 건전성과 주주가치를 우선한다"며 추가 인상 경쟁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향후에도 인수·제휴 기회를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C의 경고 전화가 판세 뒤집었다
사정에 정통한 인사에 따르면, 화이자는 노보의 최종 제안을 주당 5센트 차이로 맞춰 인상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메트세라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노보 노르디스크와의 합병은 반독점 위험이 크다"는 경고 전화를 받은 뒤, 화이자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메트세라 이사회는 "노보 노르디스크와의 합병은 주주들에게 법적·규제적 리스크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했다.
720억 달러 규모 비만치료제 시장의 '핵심 쟁탈전'
이번 인수전은 제약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이미 성사된 거래를 노보 노르디스크가 뒤집기 위해 재입찰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이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규모 약 720억 달러)의 성장 잠재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보여준다.
해당 시장은 현재 노보 노르디스크의 '위고비(Wegovy)'와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젭바운드(Zepbound)' 주사제가 주도하고 있다.
화이자는 과거 체중감량 알약 개발에 실패했으나, 이번 인수로 다시 시장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메트세라는 월 1회 주사제와 경구용(알약) 후보물질을 모두 개발 중이다.
노보의 전략 변화, 화이자의 재도전
메트세라의 신약은 노보 노르디스크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보완재였다.
노보는 올해 일라이 릴리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이후 CEO 교체와 이사회 개편 등 조직 재정비를 단행한 상태다.
한편 화이자는 이미 지난달 FTC로부터 메트세라 인수 승인을 획득했으며, 인수 경쟁이 한창이던 기간에도 통합 계획을 지속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