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유입 우려에 현지인들 "지금이 마지막 기회"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뉴욕시의 차기 시장으로 당선되자, 1,300마일 떨어진 플로리다에서 예상치 못한 부동산 매매 반응이 터져 나왔다고 뉴욕포스트(NYP)가 7일 보도했다. 

조란 맘다니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자. 인스타그램)

NYP에 따르면, 놀랍게도 움직인 건 뉴요커들이 아니라 플로리다 현지 주민들이었다.

그들은 부유한 뉴욕인들이 몰려와 가격을 끌어올릴 것을 우려하며 "지금이 사둘 마지막 기회"라며 서둘러 계약에 나섰다.\

"917, 212 지역번호 다시 뜬다"... 뉴욕발 전화보다 '두려움'이 먼저

마이애미의 부동산 시장은 맘다니 당선 이후 이례적으로 뜨거워졌다. 그동안 거래가 지지부진하던 해안가 주택과 콘도들이 단 하루 만에 계약 체결로 이어졌다.

마이애미의 고급 부동산 중개인 디나 골덴타이어(Dina Goldentayer)는 "요즘 뉴욕 지역번호 전화가 코로나 팬데믹 때만큼 자주 울립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을 실제로 움직인 건 그 전화들이 아니라, 그 전화들에 대한 공포심이었다.

"뉴요커들이 몰려와 좋은 매물을 싹쓸이할까봐, 플로리다 주민들이 먼저 나서서 집을 사고 있어요. 다들 '지금 안 사면 늦는다'는 분위기입니다."

그녀는 "보통 추수감사절 전엔 이렇게 바쁜 적이 없었다"며 "보통 시즌은 아트 바젤 이후 시작되는데 올해는 예외"라고 말했다.

"이자율 기다리다간 좋은 집 놓친다"

부동산 열기는 마이애미를 넘어 보카라톤, 팜비치, 올랜도, 윈터파크까지 번지고 있다.

올랜도의 부동산 중개인 브라이언 하이저(Brian Hyser)는 "지난 며칠 사이 현지 고객들이 '뉴욕에 저런 시장이 생겼는데 지금 사야 할까?'라며 문의가 폭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 금리가 내려가길 기다리고 있었지만, 만약 외지인들이 몰려오면 지금이 오히려 싸게 살 마지막 시기일 수도 있다"며 "혼란이 오기 전에 사두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부자 뉴요커들, 당장은 안 떠난다... 하지만 준비 중"

초고가 부동산 시장에서는 움직임이 다소 다르다. 마이애미비치, 팜비치 해안가, 인트라코스탈 신축 럭셔리 타워의 부자 뉴요커들은 지금 바로 이주하진 않지만, 이미 '투자 겸 대비용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

One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의 다니엘 데 라 베가(Daniel de la Vega) 사장은 "맘다니의 급진적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지는 모르지만, 향후 4년 동안 서서히 이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최근 두 달간 2천만 달러 이상 매물이 2억 달러어치나 거래됐다"고 밝혔다.

구매자들은 "당장 이사하지 않더라도 18개월 후에는 준비될 것"이라며, **'미래를 위한 안전판'**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뉴욕 집은 아직 안 판다... '옵션 확보' 분위기"

반면, 뉴욕에서는 아직 '탈출 러시' 징후가 없다.

더글라스 엘리먼의 루시 아술린(Ruthie Assouline)은 "자녀 교육, 직장, 생활 기반이 뉴욕에 고정된 사람들은 쉽게 떠날 수 없다"며 "대신 많은 이들이 '혹시 몰라 플로리다에 하나 마련해두자'는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어제도 뉴요커 몇 명이 '다음 주에 마이애미 보러 간다'고 연락했어요. 팔려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에요."

"진짜 변화는 내년 상반기부터"

전문가들은 뉴욕 시장의 실질적 변화가 나타나려면 맘다니가 본격적으로 시정을 시작한 6개월 뒤쯤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부동산 감정평가사 조너선 밀러(Jonathan Miller)는 "지금은 당선 직후라 아직 시장 데이터에 변화가 없습니다. 맨해튼 재고량은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0.002% 증가했을 뿐이에요." 라고 했다. 

결국 현재 플로리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다.

더글라스 엘리먼의 이선 아술린(Ethan Assouline)은 "지금 당장 떠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아이를 뉴욕에서 키우고 싶지 않다'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내년 새 학기 전부터 실제 이주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