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222대 209로 통과... 트럼프 "민주당의 정치적 모험이 1조5천억 달러 피해 초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긴 43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는 예산안에 서명했다. 하원이 같은 날 법안을 통과시킨 지 몇 시간 만이었다고 뉴욕포스트(NYP)가 보도했다. 

NY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하원 공화당 지도부, 기업인, 노동조합 대표들과 함께 서명식을 열고 "이 훌륭한 법안에 서명하게 되어 영광이며, 이제 우리 나라를 다시 움직이게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하원 통과한 셧다운 종료안에 서명하는 트럼프 대통령
(하원 통과한 셧다운 종료안에 서명하는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

그는 민주당을 향해 "극단주의자들이 미국 납세자를 인질로 잡았다"며 "이번 셧다운은 정치적 이유로 벌어진 민주당의 '작은 모험'이었고, 그 결과로 나라에 1조5천억 달러의 피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하원 222대 209로 가결... "민주당의 셧다운은 끝났다"

이번 법안은 상원이 전달한 예산안을 하원이 222대 209로 승인함으로써 최종 통과됐다. 법안은 연방 공무원과 항공관제사들의 급여를 복원하고, 저소득층 식품 지원(SNAP) 프로그램을 포함한 정부 서비스를 재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톰 콜 하원 세출위원장(공화·오클라호마)은 "이번 법안이 정부를 재개하고, 중요한 공공 서비스를 복원하며, 민주당이 초래한 불필요한 고통을 끝냈다"고 밝혔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은 "오늘 밤 우리는 큰 안도감을 느낀다"며 "하원과 상원의 공화당이 단결했기에 민주당의 셧다운이 드디어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국민을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이용했다"며 "이런 어리석은 행위는 용서받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필리버스터 폐지해야"... 의료보조금은 '직접 지급'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필리버스터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오바마케어(Obamacare)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은 국민에게 직접 지급되어야 한다"며 "국민이 스스로 건강보험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료보조금 해결 없이 끝난 셧다운" 강력 반발

하원 민주당은 이번 합의에 강하게 반발했다. 로사 델라우로 하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표결 연설에서 "이번 법안은 공화당이 만든 의료 위기에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생활비 위기에 직면한 국민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세액공제를 연장하지 않으면, 국민이 내년 선거에서 그들을 자리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안 주요 내용 - 1월 30일까지 정부 운영, 일부 예산은 9월까지 연장

이번 법안은 정부 자금을 내년 1월 30일까지 유지하며, 일부 예산(군사 건설, 재향군인 프로그램, 의회 운영비, 식품보조금 등)은 2026회계연도 종료 시점인 내년 9월 30일까지 연장된다.

이에 따라 40일 넘게 급여를 받지 못했던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과 의회 직원들이 다시 급여를 받게 되며, 항공관제 인력 부족으로 인해 혼란을 겪던 항공 운항도 정상화된다.

항공 대란 우려에 '급한 불 끄기'

교통부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다가오면서 항공관제 인력의 결근률이 급증해 미국 영공 운영이 최대 20%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실제로 지난 주말 기준으로 미국 내 항공편 절반가량이 취소 또는 지연된 상태였다.

이 같은 위기 속에 하원은 36시간 내에 긴급히 회기를 재개했고, 마침내 법안이 통과되면서 항공과 식품 지원 등 핵심 서비스가 복원될 수 있게 됐다.

일부 민주당·공화당 의원 이탈표... "부패 조항" 논란도

하원 표결에서는 민주당 의원 6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켄터키)와 그렉 스튜비(플로리다) 의원은 반대표를 던지며 "일부 상원의원들에게 법무부를 상대로 세금으로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기이익 조항이 포함됐다"고 비판했다.

상원에서도 민주당 의원 7명이 공화당에 동조해 법안 통과를 도왔다. 독립 성향의 앵거스 킹(메인) 상원의원은 "트럼프에게 맞서려 했던 전략은 실패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셧다운은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다"

하원의 존슨 의장은 "정부를 셧다운한다고 해서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며 셧다운 정치의 종식을 촉구했다.

이번 셧다운은 양당 모두에게 정치적 상처를 남긴 채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정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미국은 다시 일터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