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비자 1억 8,690만 명 쇼핑 예상... '가성비 쇼핑' 더 어려워져

미국에서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사상 최대 규모의 쇼핑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높은 물가와 관세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적은 지출을 할 전망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미소매연맹(NRF)은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먼데이까지 이어지는 5일간 약 1억 8,690만 명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억 8,340만 명보다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11~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게 비싸졌다"... 소비자들, 지출 축소·선택적 구매 선호

뉴욕에서 중고상품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케이트 사너(33)는 "쇼핑몰의 모든 물건이 훨씬 비싸졌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약 500달러를 선물 구매에 사용했지만 올해는 300달러로 예산을 줄이고, 블랙프라이데이 특가 대신 필요한 제품만 골라 살 계획이다.

미국의 한 월마트 매장
(월마트 매장 내부. 자료화면)

올해 추수감사절은 11월 27일로 예년보다 하루 늦어 소매업체 입장에서는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날짜가 하루 더 생긴 셈이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일찍부터 할인전을 시작했다. 월마트는 11월 14일부터 12월 1일까지 3단계에 걸쳐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회원(Walmart+)에게는 사전 접근 혜택을 제공했다. 아마존은 이미 '블랙프라이데이 딜 주간'을 시작했고, 메이시스는 블랙프라이데이 전용 온라인 포털을 열었다.

연말 쇼핑 총액 첫 1조 달러 돌파 예상... 그러나 증가율은 둔화

NRF는 올해 11~12월 온라인·오프라인 전체 소매 매출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가율은 3.7~4.2%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증가율(4.8%)보다는 낮을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 있지만 지출은 조심스럽다"... 필수 지출 증가가 변수

일부 소비자는 여전히 높은 생활비 때문에 지출을 줄이고 있다. 아이다호 주 보이시에 거주하는 마케팅 에이전시 운영자 리즈 스위니(52)는 "2026년부터 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른다는 것을 알고 있어, 선택적 소비를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에는 2,000달러를 선물 구매에 사용했지만 올해는 750달러로 예산을 낮췄다. TV나 전자제품 등 고가 제품은 모두 제외하고 신발·책·주방용품 등 실용품 위주로 구매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가계의 은행 예금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저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소매연맹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매튜스는 "소비자들은 심리적으로는 약하지만, 재정적으로는 여전히 건강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할인 시점 예측 어려워"... 블랙프라이데이 특가가 사라지고 있다

할인도 예전만큼 풍성하지 않다. 소비자 단체 '컨슈머 월드'의 창립자 에드가 드보르스키는 "올해는 언제 사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훨씬 어렵다"며 "초기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이 많아 실제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에도 같은 딜이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콜스(Kohl's), JC페니, 메이시스 등이 5달러짜리 소형 가전 제품을 제공한 바 있지만, 최근에는 이런 수준의 할인은 거의 사라졌다. 올해 콜스는 토스터·블렌더·전기 프라이팬 등을 $9.99에 판매하며, 15% 추가 할인 쿠폰만 제공한다.

컨설팅사 '컨슈머 컬렉티브'를 운영하는 제시카 라미레스는 "올해는 오프라인·온라인 모두 할인 프로모션 자체가 확연히 줄었다"며 "11월 초 두 주 동안 보통 할인이 시작됐지만 올해는 정가 판매가 훨씬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할인이 나와도 기간이 짧고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대형 TV·그릴 등 일부 품목에서 공격적 할인 예고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눈길을 끄는 대형 할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월마트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특가로 85인치 TCL Roku TV를 $678에서 $498로 할인했다. 작년에는 75인치 Vizio TV를 120달러 할인했던 것과 비교해 올해 할인 폭이 더 크다. 또한 블랙스톤(Blackstone) 야외용 그릴은 기존 224달러에서 157달러로 낮춰 판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