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협력으로 존재감 키웠지만, 공격적 투자 대비 실적은 기대 못 미쳐"
오라클이 발표한 매출 및 이익 전망이 월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회사의 주가가 10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라클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고객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지만, 예상보다 빠른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라클은 2026 회계연도 자본지출(capex)이 기존 발표보다 150억 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한 거대한 투자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S&P 글로벌의 멜리사 오토 리서치 총괄은 "자본지출 증가와 향후 부채 조달 방식이 불명확한 점이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3분기 조정 주당이익을 1.64~1.68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LSEG 집계 기준 월가 전망치 1.72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3분기 매출 증가율 전망(16~18%) 역시 시장 예상치(19.4%)에 미달했다. 클라우드 매출 전망치 또한 시장 컨센서스에 못 미쳤다.
실적 발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160억 6,000만 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 162억 1,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조정 영업이익(67억 달러)도 시장 전망치(68억 달러)에 모자랐다. 이마케터의 제이컵 본 애널리스트는 "9월 오픈AI 협력 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이번 매출 부진은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더 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라클의 향후 계약 잔액(backlog)은 14.94% 증가한 5,23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역시 시장 예상치(5,26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해당 지표는 오라클 클라우드 사업의 미래 매출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이번 발표는 기대치보다 낮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애널리스트와의 컨퍼런스콜에서 클레이 마구이르크 CEO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고객이 자체 칩을 가져오는 모델도 검토 중"이라며, 이 경우 오라클의 초기 자본지출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반도체 업체가 설비 자체를 판매하지 않고 '용량 임대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라클은 2분기 조정 주당이익 2.26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1.64달러)을 크게 상회했지만, 이는 칩 설계 기업 앰페어 컴퓨팅 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일회성 27억 달러 이익 덕분이었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이 향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칩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앰페어 지분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은 엔비디아 최신 칩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지만, 고객이 원하는 어떤 칩이든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AI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진행 중이며, 로이터는 오픈AI가 브로드컴과 함께 자체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주가는 오라클 실적 발표 직후 각각 1% 미만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