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수요 급증 속 '핵융합 에너지'로 승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디어 기업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rump Media & Technology Group)이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투자한 핵융합 에너지 기업 TAE 테크놀로지스와 약 6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차세대 에너지원인 핵융합으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액 주식 교환 방식... 양사 지분 '사실상 반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미디어는 TAE 테크놀로지스와 전액 주식 교환(all-stock) 방식의 합병에 합의했다. 이번 거래에서 TAE 주식은 주당 53.89달러로 평가됐으며, TAE가 비상장사인 만큼 정확한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Trump Media & Technology
(Trump Media & Technology )

트럼프 미디어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29억달러 수준이다. 회사 측은 거래 종결 시점에 TAE에 현금 2억달러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병은 2026년 중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합병 후 지분은 양사가 거의 절반씩 나누게 된다.

"AI 붐의 전력 수요 대응"

양사는 이번 합병이 트럼프 미디어의 "막대한 자본 접근성"과 TAE의 "선도적인 핵융합 기술"을 결합해 AI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직후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는 장 전 거래에서 35% 급등했다. 다만 연초 이후 기준으로는 여전히 약 60% 하락한 상태다. 트럼프 미디어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의 모회사다.

50MW 핵융합 발전소 건설 계획

합병 회사는 내년부터 50메가와트(MW) 규모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에 착수하고, 이후 350~500MW급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전력 생산 시점은 2031년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핵융합은 아직 상업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기술이다. 태양과 같은 원리의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는 '청정에너지의 꿈'으로 불려왔지만, 과학·공학적 난제가 여전히 크며 일부 전문가들은 상용화가 요원하다고 평가한다.

"미국 에너지 패권을 공고히"

트럼프 미디어의 최고경영자(CEO) 데빈 누네스는 "이번 거래는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 지배력을 수 세대에 걸쳐 공고히 할 혁신적 기술로 나아가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TAE 테크놀로지스는 1998년 설립된 민간 핵융합 기업으로, 알파벳을 비롯해 셰브론, 골드만삭스, 찰스 슈왑 가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왔다. 본사는 남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해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이 배경

AI 모델을 지탱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트럼프 미디어와 TAE는 핵융합이 이러한 장기적 전력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핵융합과 원자력 인프라에 빠르게 투자하고 있어 미국도 대응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자본을 확보한 TAE가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사업 제국 확장 지속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집권 이후 미디어, 암호화폐, 통신, 금융 상품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재선 이후 출범한 신규 사업들만으로도 올해 12월 기준 최소 40억달러의 수익 및 평가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 회사의 공동 CEO는 데빈 누네스와 TAE의 최고경영자 미클 바인더바우어가 맡게 된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전 세계 핵융합 스타트업에 대한 누적 투자액은 최근 71억달러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