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에서 고속열차 두 대가 탈선·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최소 39명이 숨지고 122명이 다쳤다. 중상자 12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13년 이후 스페인에서 발생한 최악의 철도 참사로, 유럽에서도 지난 80년간 가장 치명적인 철도 사고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사고 개요와 현장 증언
사고는 18일 밤, 스페인 코르도바 주 아다무스 인근에서 발생했다. 말라가에서 마드리드로 향하던 고속열차의 후미 객차가 탈선해 선로를 벗어났고, 약 20초 뒤 반대 방향에서 시속 200km로 주행하던 열차가 탈선 차량 또는 선로 잔해와 충돌했다.
현장에 있던 승객들은 "열차가 한쪽으로 기울더니 모든 것이 암흑으로 변했고 비명만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부 승객은 동승자들에 의해 피범벅 상태로 구조됐으며, 임신한 가족이 소방대에 의해 구출되기도 했다.
접근 어려운 지형...구조 작업 난항
사고 지점은 구릉과 올리브 농장이 펼쳐진 외진 지역으로, 단선 도로 하나로만 접근이 가능해 구급차 이동이 제한됐다.
스페인 적십자에 따르면 이러한 지형적 여건이 구조 작업을 크게 어렵게 했다. 경찰 드론 영상에는 두 열차가 약 500m 간격으로 멈춰 서 있고, 한 열차의 객차가 두 동강 나 캔처럼 찌그러진 모습이 포착됐다. 현지 주민들은 선로 사이에서 시신 일부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탑승 규모와 신원 확인
두 열차에는 약 40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민간 운영사 Iryo 열차는 시속 110km로 주행 중이었고, 국영 철도 **Renfe**의 알비아(Alvia) 열차는 우엘바 방면으로 이동 중이었다. 경찰은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해 코르도바에 DNA 채취 사무소를 개설했다.
정부 대응과 원인 조사
Pedro Sánchez 총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Óscar Puente 교통장관도 합류했다.
렌페 사장 알바로 페르난데스 에레디아는 "인적 오류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된다"며 "이상한 조건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말했다. 이리오 열차는 사고 과정에서 바퀴 하나를 분실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인프라 이력과 논란
로이터가 스페인 철도 인프라 운영사 **Adif**의 공지를 검토한 결과, 아다무스 인근 구간에서는 2022년 이후 신호 장애나 전력선 문제로 고속열차 지연이 10차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선로는 지난해 5월 7억 유로를 투입해 전면 개보수가 완료됐고, 사고 열차는 출발 나흘 전 점검을 마친 상태였다.
반복되는 참사 기억
이번 비극은 2013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탈선 사고(사망 80명)와 2004년 마드리드 아토차역 연쇄 폭탄테러(사망 약 200명)를 떠올리게 했다. 스페인은 최근 18개월간 대형 홍수, 대규모 정전, 최악의 산불 시즌 등 연이은 국가적 재난을 겪고 있다.
유럽 최대급 고속철망의 시험대
스페인은 총 3,622km의 고속철도를 보유해 유럽 최대, 세계 2위 규모다. 2024년 마드리드-안달루시아 노선 이용객은 약 1,000만 명에 달했다. 2020년 민간 경쟁 도입 이후 저가 고속철 확대가 이뤄졌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인프라 관리 전반에 대한 재점검 요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