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Detroit)를 연결하는 신설 교량의 개통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미·캐나다(U.S.-Canada) 관계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문제의 교량은 캐나다 자금으로 약 8년간 건설된 고디 하우 국제 교량(Gordie Howe International Bridge)이다. 길이 약 1.5마일(1.5 miles)의 케이블 교량(cable-stayed bridge)으로, 북미에서 가장 혼잡한 상업 육상 통로인 디트로이트-윈저(Detroit-Windsor, Ontario) 국경의 교통 체증을 완화하기 위한 핵심 무역 인프라로 평가된다.
"미국이 정당한 보상 받을 때까지 개통 불가"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그동안 제공한 모든 것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을 때까지, 그리고 캐나다가 미국을 공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할 때까지 이 교량의 개통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즉각적인 재협상을 요구하며, 미국이 "이 자산의 최소 절반(at least one half)"을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White House)은 해당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 측 대변인도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교량 운영을 맡고 있는 윈저-디트로이트 교량청(Windsor-Detroit Bridge Authority) 역시 답변을 거부했다. 이 기관은 지난해 말 교량이 2026년 초 개통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7년엔 "양국 경제 연결 고리"로 지지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이 교량 건설을 지지한 바 있다. 2017년 당시 캐나다 총리였던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와의 정상회담 후 발표된 미·캐나다 공동성명에서, 양국 정상은 고디 하우 국제 교량의 "신속한 완공(expeditious completion)"을 기대한다며 "양국을 잇는 핵심 경제 연결 고리(vital economic link)"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교량 문제를 무역·외교 갈등과 직접 연계시키며 강경한 태도로 선회했다.
온타리오 주·중국과의 무역도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게시물에서 온타리오(Ontario) 주가 정부 운영 주류 매장에서 미국산 와인과 증류주(U.S. wines and spirits) 판매를 금지한 점, 카니 총리가 중국(China)과 무역 긴장 완화(trade detente)에 나선 점, 그리고 미국산을 포함한 외국산 유제품(dairy products) 수입을 제한하는 캐나다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Chinese-made electric vehicles) 최대 4만9천 대를 대폭 낮은 관세율로 수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취소 시 미시간 경제에 타격"
민주당 소속 미시간주 상원의원 엘리사 슬롯킨(Elissa Slotkin)은 성명을 통해 "이 프로젝트가 취소되면 미시간 기업의 비용 상승, 공급망 불안, 그리고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합의에 나선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1년간 캐나다를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교량 비용 44억 달러... 캐나다가 비용 부담
미국과 캐나다는 2012년 이 교량 건설에 합의했으며, 캐나다가 건설 비용 대부분을 부담하기로 했다. 협정에 따르면 교량 통행료(tolls)는 캐나다가 징수해 민간 건설사에 지급하며, 미국 측에서는 통행료를 받지 않는다. 미시간주는 재정 부담이 없는 구조다.
미 교통부(U.S. Transportation Department)는 고디 하우 교량 건설 비용을 약 44억 달러($4.4 billion)로 추산하고 있다.
USMCA 재검토 앞두고 압박 강화
미·캐나다 관계는 최근 캐나다의 대중 무역 합의와 카니 총리의 발언을 계기로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베이징(Beijing)과 자유무역협정(free-trade pact)을 체결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카니 총리는 중국과의 합의는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라 기존 분쟁을 정리하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 말 트럼프 행정부는 미·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U.S.-Mexico-Canada Agreement)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이 협정으로 캐나다 수출품의 약 80%가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오고 있으며, 무역 전문가들은 미국이 협정 유지를 조건으로 캐나다에 추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디 하우 국제 교량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단순한 인프라 문제가 아니라, 미·캐나다 무역과 외교 전반을 흔드는 새로운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