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란 맘다니 (Zohran Mamdani) 뉴욕시장이 부유층 및 대기업 증세가 무산될 경우, 뉴욕시 재산세를 약 10% 가까이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2027회계연도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WSJ에 따르면, 맘다니 시장은 17일(화) 2027회계연도 예산안을 공개하며, 주 정부 차원의 증세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산세를 9.5% 인상해 약 37억 달러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재정 적자 보전을 위해 시 비상예비기금에서 12억 달러를 사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조란 맘다니
(조란 맘다니.  AP)

그는 "우리는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처럼 급진적인 조치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유층·기업 증세가 '1순위'

민주적 사회주의 성향으로 알려진 맘다니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을 통해 무상 보육, 무료 버스 서비스 등 주요 공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법인세 및 고소득자 증세는 주 의회와 주지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캐시 호컬 (Kathy Hochul) 뉴욕주지사는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으며, 증세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대신 주정부 차원에서 향후 2년간 총 15억 달러를 뉴욕시에 지원해 재정 압박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호컬 주지사는 "도시의 경쟁력은 곧 주의 경쟁력"이라며 "전례 없는 수준의 재정을 확보해 뉴욕시를 지원해왔다"고 강조했다.

2년간 54억 달러 재정 공백

맘다니 행정부는 당초 향후 2년간 약 120억 달러의 재정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일부 세입 조정과 주정부 지원금 15억 달러를 반영한 결과, 현재는 약 54억 달러 규모의 2년간 재정 공백이 남은 상태다.

재산세 9.5%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약 300만 가구 이상의 주거용 부동산과 10만 채 이상의 상업용 건물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시 당국은 설명했다.

시의회·부동산 업계 반발

뉴욕시의회 지도부는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시의회 의장 줄리 메닌과 재정위원장 린다 리 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미 높은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대규모 재산세 인상과 예비기금 사용을 제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예산안 통과와 재산세 인상을 위해서는 시의회 승인이 필수적이다.

부동산 업계를 대표하는 뉴욕부동산위원회 (Real Estate Board of New York)(REBNY) 역시 세금 인상에 강하게 반발했다. 제임스 웰런 회장은 "이미 역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재산세 체계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선 지출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호컬 주지사는 재산세 인상에 대해서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해당 권한은 시장과 시의회에 있다며 주정부 차원의 개입 가능성은 선을 그었다.

뉴욕시의 재정 해법을 둘러싼 시장과 주정부, 시의회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부유층 증세와 재산세 인상 여부가 향후 예산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