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가 4일(화) 텍사스주가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해 주 전력당국의 전면 감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레그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모든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텍사스 공공서비스위원회(Public Utility Commission of Texas, PUCT)와 주 전력망 운영기관인 텍사스 전력신뢰성위원회(Electric Reliability Council of Texas, ERCOT) 양측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텍사스는 느슨한 규제와 풍부해 보이는 전력 공급 여건 덕분에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몰려든 지역이다. 미국 내에서 버지니아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데이터센터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텍사스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이번 조치의 배경이다.
ERCOT의 신규 연결 대기열(interconnection queue) 규모는 올해 들어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 1월 ERCOT의 그리드 접속 대기 프로젝트는 233기가와트 규모였으나,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애벗 주지사실에 따르면 현재 ERCOT가 파악하고 있는 신규 접속 요청 규모는 474기가와트에 달하며, 이 중 약 90%가 데이터센터라고 그리드 운영기관은 밝혔다.
다만 이들 프로젝트 중 상당수는 아직 서류상의 제안에 불과하다. 접속 대기열이 길어지다 보니 개발업체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일단 줄을 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 과정에서 무산되기도 한다. 그러나 제안된 프로젝트의 일부만 실현되더라도 텍사스 전력망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다. 현재 접속 대기열 규모는 ERCOT 최대 피크 수요의 5배를 넘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다수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은 텍사스의 풍부한 천연가스 매립량에 이끌려 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 발전 역시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ERCOT가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왔다.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 발전 용량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4배로 늘었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앰퍼론(Amperon)의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대부분에서 전력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텍사스의 전력 가격은 다른 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IA는 데이터센터와 암호화폐 채굴시설이 늘어나면서 전력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벗 주지사는 이런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PUCT와 ERCOT에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관련한 폭넓은 정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했다. 여기에는 부지 내외 전력 및 용수 수요, 소음 저감 대책, 조명 관리, 세제 혜택 활용 여부, 소유 구조에 관한 세부 정보 등이 포함된다.
텍사스는 전통적으로 개발 관련 규제에서 다른 주보다 완화된 기조를 유지해왔다. 휴스턴에는 아예 용도지역제(zoning code)가 없을 정도로 텍사스는 기업 친화적인 규제 환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텍사스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애벗 주지사는 앞서 자발적 설문조사를 통해 데이터센터 업체들로부터 정보를 확보하려 했으나 대부분 응답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이번에는 더 강도 높은 방식으로 정보 제출을 강제하기로 했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텍사스가 데이터센터의 메카로 누려온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